[사회] 비대면진료 5년간 492만명 이용했다…휴일·야간 이용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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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서울 도봉구 한 의원에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과 관련해 비대면 진료 과정이 취재진에 시연되고 있다. 사진 보건복지부
지난 5년간 비대면진료를 시행한 의료기관은 모두 2만3000여곳으로, 환자 492만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태껏 정부의 시범사업 형태로 실시돼온 비대면진료를 제도화하기 위한 국회 논의가 이달 중 시작되는 가운데, 초진(첫 진료) 제한, 약 배송 허용 여부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14일 보건복지부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기간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한 자료를 바탕으로 관련 통계를 발표했다. 비대면진료는 2020년 2월 코로나19가 터지며 한시적으로 허용됐고, 이후 2023년 6월부터 대상환자 범위 등을 소폭 조정해가며 시범사업으로 실시되고 있다.
자료 분석 결과, 2020년 2월 이후 비대면진료를 한번이라도 시행한 의료기관은 2만2758곳이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2만585곳, 코로나19 이후 시기엔 9599곳이 비대면진료를 실시했다. 비대면진료를 실시한 의료기관을 종별로 보면, 의원급이 98~99%(코로나19 이후)를 차지했다.
비대면진료를 한번이라도 받은 환자는 총 492만명이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월 평균 19만명이 비대면진료를 받다가, 허용 대상이 재진환자(두번째 이상 진료받는 환자) 중심으로 규제가 강화된 시기(2023년 6월~2024년 2월)에는 13~14만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2월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생긴 의료공백에 대한 보완책으로 정부가 초·재진 제한 없이 허용한 후로는 다시 월 평균 18만명으로 늘었다.
전체 외래진료에 비하면 비대면진료는 아직 비중이 낮은 편이다. 코로나19 시기 월 평균 22만건으로 전체 외래진료(7802만건)의 0.3%에 불과했고, 코로나19 이후에도 0.2% 수준이었다. 다만 비대면진료 중 휴일·야간 시간대 이뤄진 비중이 약 15%에 달해, 대면진료 중 휴일·야간 진료 비중(8%)에 비하면 높았다.
현재 국회에는 비대면진료를 제도화하는 의료법 개정안 3건이 발의돼 이달 중 보건복지위원회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비대면진료가 오랜 기간 시범적으로 실시돼온 만큼 법제화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풀어야 할 쟁점은 남아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2일부터 비대면진료 시에 위고비, 삭센다 등 비만치료제 처방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종로 새종로약국에서 관계자가 위고비 관련 안내문을 부착하는 모습. 연합뉴스
가장 큰 쟁점은 초진 허용 여부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는 “환자 안전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초진환자에 대한 비대면진료 허용을 반대해왔다. 의협은 전날(13일) ‘비대면진료 및 전자처방전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도 “초진 환자 불가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일률적으로 초진을 금지하지 말자는 의견도 나온다. 전날 복지부가 개최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자문단’ 회의에서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논의 초기에는 의원급에서 재진만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면 초진을 일률적으로 금지하기보다 네거티브 방식으로 핀셋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용진 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초·재진은 환자 상태가 아니라, 건강보험 심사청구를 위한 행정적 개념이어서 법제화 기준이 될 수 없다”며 “의사가 진료하기 전에는 초·재진을 구분할 수도 없으니, 법으로 (초진을) 제한하는 것보다 처방제한과 같은 규제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 후 약 배송에 대해서 약사계에서 부작용을 우려해 반대해왔지만, 복지부 관계자는 “자문단 회의에서 대체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현재 약 배송은 섬·벽지환자, 거동불편자 등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비대면진료가 비급여 의약품을 과잉처방하는 통로로 이용된다는 문제점도 있다. 비만치료제인 위고비가 비대면진료를 통해 과잉처방 된다는 지적에 따라 복지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처방을 제한한 바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여드름·탈모 치료제와 같은 비급여 의약품도 과잉처방 우려가 있어 최소화하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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