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한국 농구, 中에 막혀 아시아컵 8강 탈락…세대교체는 안준호팀 수확
-
3회 연결
본문

중국과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한 한국 남자농구. 세대교체 성공은 이번 대회 수확이다. 뉴스1
한국 남자농구가 '만리장성' 중국에 막혀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4강 진출이 좌절됐다.
FIBA 랭킹 53위 한국은 14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강호 중국(30위)에 71-79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대회(2022년)에 이어 2연속으로 8강에서 탈락했다. 2017년 대회 3위가 최근 한국의 가장 좋은 성적이다. 한국은 또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 패배에 이어 한중전 2연패를 당했다. 한국과 중국의 상대 전적도 15승36패로 벌어졌다.
한국은 높이 열세 속에서도 중국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2m 이상 신장을 가진 선수가 6명이나 되는 중국을 하윤기(KT) 혼자 맞서도 밀리지 않았다. 한국은 1쿼터를 24-25로 한 점만 뒤진 채 마쳤다. 하지만 한국의 강점인 3점포가 터지지 않았다. 외려 중국에 뒤졌다. 반면 이 경기 전까지 이번 대회 참가국 중 가장 높은 43.8%의 성공률을 보인 중국의 외곽포 화력은 이날도 불을 뿜었다. 한국은 이날 외곽슛 성공률이 12.5%(24회 중 3회 성공)에 그쳤다. 중국은 28%(25회 중 7회 성공)였다. 이현중(나가사키)이 22점을 넣고 리바운드 7개, 어시스트 4개를 올리며 분전했다. 한국은 주전 가드 이정현(소노)이 대회 중 무릎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게 아쉬웠다.

소방수로 투입돼 침체기 한국 농구에 희망을 밝힌 안준호 감독. 뉴스1
결국 한국은 전반을 35-42로 뒤졌다. 3쿼터는 한때 18점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그러나 한국은 끈질긴 수비를 펼치며 중국을 물고 늘어졌다. 3분여에 이현중의 3점, 2분40여초에 양준석(LG)의 자유투 3개가 림을 가르면서 한국은 52-60까지 추격했고, 9점 차로 뒤진 채 4쿼터에 돌입했다. 기세를 더욱 올린 한국은 4쿼터 7분여에 여준석의 덩크로 6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하윤기가 5분 53초를 남기고 5반칙 퇴장당하는 악재가 발생했으나 교체로 들어간 맏형 김종규(정관장)가 제 몫을 해냈다. 그러나 31초를 남기고 랴오싼닝이 8점 차를 만드는 중거리 2점을 꽂으면서 중국의 승리가 굳어졌다.
패배에도 수확은 있었다. 한국 농구의 소방수로 나선 안준호 감독은 세대교체 성공을 넘어 '황금세대'를 구축했다. 새 에이스로 떠오른 이현중과 여준석(시애틀대), 이정현(소노) 등을 앞세운 한국은 이번 대회와 앞서 치른 4차례 평가전에서 빼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안준호 감독은 "여기서 멈춘다는 게 뼈아프고 슬프다. 승패에 대한 책임은 감독한테 있다. 선수들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코트에 나가면 주어진 미션대로 최선을 다하고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기에 매우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중국에 패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린 이현중(오른쪽). 사진 대한민국농구협회
그러면서 "팬 여러분들의 사랑과 격려에 부응을 못 해 대단히 송구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셨듯이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 드렸고, 팬 여러분께 가느다란 희망의 불빛을 드린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엔 귀화선수도 빅맨도 없었다. 안 감독은 중국의 장신 선수들에게 제공권을 빼앗긴 것이 가장 가슴 아픈 부분이다. 신장의 열세로 인해 제공권을 내주면서 주도권을 빼앗겼다. 빅맨만 있다면 더 좋은 경기와 더 좋은 모습으로 아시아권에서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중은 이날 경기가 종료되자 눈물을 흘렸다. 경기 후 이현중은 "팬들에게 승리로 보답하지 못해 마음이 많이 무겁고 슬펐다. 경기 내용을 떠나서 지는게 제일 싫은데 져서 화도 많이 나고 슬펐다"면서도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감독님을 포함해 정말 '원팀'이 무엇인지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앞으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12명의 선수들과 의기투합해 다음 국제대회에선 눈물 보이지 않고 좌절하지도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