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佛영부인 단단히 뿔났다, 탐정 고용해 美인플루언서 캐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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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얼굴을 밀치는 장면으로 곤혹을 치룬 브리지트 여사가 이번엔 미국의 보수성향 인플루언서 캔디스 오웬스와 법적 다툼을 벌이게 됐다. 오웬스가 브리지트 여사가 남성으로 태어났다는 주장을 지속해서다. 마크롱 부부는 국제적인 사설 조사업체까지 고용해 법적 소송을 단단히 준비하는 모습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인 브리지트 여사가 지난달 17일 파리 생로흐 교회에서 열린 프랑스 TV 진행자 티에리 아르디송의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AFR=연합뉴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마크롱 측이 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웬스를 조사하기 위해 탐정들을 고용했다”며 “이 과정에서 오웬스가 프랑스 극우 인사들과 연관이 있으며, 러시아 국영매체에서 인기가 있다는 내용등이 포함된 자료가 작성됐다”고 전했다.

미국 보수 인플루언서 캔디스 오웬스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나는 남자를 여자로 부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진실을 말하는데 있어서 잘못했다고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적혀있다. 오웬스 페이스북 캡처
마크롱 부부는 지난달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 오웬스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218쪽 분량에 달하는 소장에서 오웬스가 “황당하고, 명백히 허위이며, 터무니없는 소설”을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총 22건의 혐의 중에는 브리지트 여사가 장 미셸 트로뉴라는 이름의 남성으로 태어나 성전환을 했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실제로는 여사의 남동생 이름이다.
마크롱 부부는 오웬스가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거짓된 공세를 퍼부었다는 입장이다. 현직 국가 정상이 온라인 인플루언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FT는 “대통령 부부가 해당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5월 25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기 직전 브리지트 여사에게 얼굴이 밀쳐지는 장면. AP=연합뉴스
오웬스는 유튜브에서만 45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팟캐스트 진행자이자 인플루언서다. 그는 프랑스의 극우 성향 언론인인 자비에르 푸사르가 올해 2월 출간한 ‘비커밍 브리지트(브리지트 되기)’와 동일한 내용의 시리즈를 8회에 걸쳐 방송했다. 각 시리즈마다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브리지트 여사가 원래는 남성이었다는 루머는 마크롱 대통령이 2017년 처음 당선된 이후 스페인 블로거가 전파했고 프랑스 내에선 푸사르를 통해 널리 확산했다.
FT는 확보한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오웬스가 프랑스 뿐 아니라 미국, 영국 등의 극우 인사들과도 연계됐으며, 러시아 민족주의자들과 온라인에서도 소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우선 마크롱 측은 오웬스의 팟캐스트 시리즈가 공개되자마자 러시아 국영매체인 차르그라드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오웬스는 러시아 국영방송사 RT에도 2018년부터 30차례 이상 등장했다.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으로 불리는 민족주의 성향의 알렉산드르 두긴과는 오웬스가 온라인상에서 서로 게시물을 퍼나른 흔적도 나왔다고 FT는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5월 베트남 방문시 브리지트 여사가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밀치는 영상이 확산하자 몇몇 친러시아 성향 매체가 의도적으로 동영상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FT는 “다만 오웬스가 러시아 관리나 국영 언론인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캔디스 오웬스의 유튜브에 올라온 '비커밍 브리지트' 시리즈중 하나. 오웬스 유튜브 캡처
오웬스는 2019년 파리에서 열린 극우 정치 회의에서 연설에 나섰는데, 이 자리에는 프랑스의 30대 극우 정치인인 마리옹 마레샬도 참석했다. 또한 오웬스의 결혼식에 영국의 보수 정치인인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가 귀빈으로 참석했고, 미국 폭스뉴스 앵커 출신의 보수 논객인 터커 칼슨과도 접점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FT에 따르면 오웬스는 “브리지트 마크롱이 또다시 자신의 과거에 대한 의심을 감추기 위해 변호사, 국제 PR(홍보)팀, 조사팀까지 동원해 돈을 쓰고 있다”며 여사를 비난했다. 아울러 “1만2704개의 트윗 중 러시아 철학자의 트윗을 단 두 번 리트윗(퍼나르기)한 것을 밝히기 위해 돈이 얼마나 들었나. 수백 번의 강연 중 단 한 번 마리옹 마레샬과 같은 회의에 참석한 것을 조사하기 위해서?”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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