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재고 부족"…보조금폐지 앞 '막차&…

본문

17553790316393.jpg

자율주행 운반 로봇(AGV)으로 이동 중인 아이오닉9. 현대차 제공

오는 9월 말 세액공제 폐지를 앞두고 미국 전기차 시장이 숨 가쁘게 돌아간다.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출하량을 줄이면서, 판매량은 최대로 늘리는 ‘막판 구매’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부는 ‘저가형 전기차’ 출시를 계획하며 장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전기차 출하 줄이고, 하이브리드는 유지

17553790318715.jpg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는 내년부터 하이브리드차도 생산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생산 공장인 현대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출하량이 3개월째 감소세다. 아이오닉5는 지난 4월 출하량 8074대를 기록한 뒤 5월 6292대→ 6월 3558대→7월 2641대로 줄었다. 아이오닉9은 5월 2382대→6월 1803대→7월 670대로 줄었다. 기아 미국 공장에서 출하한 EV6와 EV9도 5월부터 감소세다. EV6는 같은 기간 1800대→1300대→880대, EV9은 3800대→3250대→1600대로 각각 줄었다.

수요 급감에 대비해 전기차 생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를 앞두고서다. 미국은 전기차를 사면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최근 발표한 대규모 감세 법안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통해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종료 기한을 기존 2032년 말에서 올해 9월 30일로 앞당겼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 세액공제 조기 종료 시 미국 현지 제조사의 전기차 판매량이 연간 약 37%(약 31만대) 준다고 분석했다. 한국 완성차 기업의 판매는 최대 4만5000대(매출액 기준 19억5508만 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수요 둔화에 하이브리드차로 유연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줄어든 전기차 출하량과 달리, 하이브리드차 출하량은 꾸준하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5월 5357대→7579대→6888대로 출하량을 유지 중이다. 현재는 전기차만 생산하는 HMGMA에서 내년부터 하이브리드차도 생산하는 등 혼류 생산으로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보조금 ‘막차 마케팅’

17553790321106.jpg

테슬라는 9월 30일 전기차 세액공제 제도를 종료하기 전까지 최대한 전기차 판매를 끌어올리려 한다. 사진은 구매를 윧하는 테슬라 광고. 테슬라 홈페이지 캡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노린 마케팅도 활발하다. 테슬라 미국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전기차 세액 공제 폐지, 재고가 부족합니다”라는 페이지가 가장 먼저 뜬다. 전기차 브랜드 리비안도 “7500달러 크레딧이 사라지기 전에 구매하라”고 판촉 중이다. 포드는 일부 전기차 모델을 구매하면 가정에 충전기를 무료로 설치해주는 서비스를 9월 30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막차 수요’에 힘입어 전기차 판매는 반짝 늘고 있다. 미국 CNBC가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7월 미국 전기차 신규 판매는 13만10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13만6000대)에 이어 월간 기준 역대 두 번째 많은 판매량이다.

‘가성비 전기차’ 투입

17553790323355.jpg

포드 최고경영자(CEO) 짐 페리가 8월 11일 켄터키주 루이빌에 위치한 루이빌 조립 공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장기적으로 전기차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높이는 시도도 하고 있다. '저가형 전기차’로 소비자가 느낄 가격 장벽을 낮추려는 전략이다. 보조금 없이 내연기관차·하이브리드차와 맞붙기 위해서다.

포드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공장에서 중형 전기 픽업트럭과 크로스오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의 출시 계획을 밝혔다. 2027년 출시하는 중형 전기 픽업트럭 가격은 3만 달러(약 4100만원)에서 시작한다. 기존 F-150 라이트닝 픽업트럭(5만4780달러) 대비 저렴하다. 포드는 새로 개발한 범용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해 생산 단가를 낮춘다. 보급형 전기차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다.

17553790325909.jpg

GM이 지난달 공개한 엔트리급 전기차 신형 '볼트'의 모습. GM 제공

제너럴모터스(GM)도 LFP 배터리를 탑재한 엔트리급 전기차 ‘볼트’를 3만 달러대에 재출시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7일(현지시간) “GM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LFP 배터리를 가장 저렴한 전기차 모델에 탑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3,002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