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46만원 쓰고 20만원 돌려받아"…李도 추천한 '반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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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인 지난 5월 11일 다산 정약용이 유배 생활을 했던 전남 강진군 강진읍 사의재를 둘러 본 뒤 유권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그는 이날 ″반값여행 잘하고 가세요″라고 말했다. 뉴시스

“부부가 강진에서 2박3일을 보내면서 46만원을 썼는데 20만원을 돌려받았습니다.”

경기 김포에 사는 김숙희(46·여)씨는 지난달 전남 강진군을 여행하면서 뿌듯한 경험을 했다. 강진읍내 호텔에서 숙박하면서 다산초당과 백련사 등을 둘러보고 가우도 짚트랙 등을 탔는데도 26만원만 지출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남도 답사 1번지라는 강진의 유적지들을 둘러보고 병영 불고기와 한정식까지 맛봤는데도 경비지출이 많지 않았다”며 “강진군이 발급해준 모바일 쿠폰으로 럭셔리하게 여행을 즐기고, 강진 토하젓과 파프리카까지 사서 돌아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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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 최초로 ‘반값여행’을 도입한 전남 강진군을 찾은 관광객들이 불금불파 행사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강진군

전남 강진군이 전국 최초로 도입한 ‘반값여행’이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반값여행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관광·체류형 ‘생활인구’도 늘릴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전국적인 벤치마킹 열풍이 불고 있다.

16일 강진군에 따르면 올해 강진을 찾은 관광객 3만3172팀이 반값여행을 신청해 총 41억3000만원을 지역상품권으로 돌려받았다. 반값여행 시행 첫해인 지난해에는 1만5291팀이 신청해 총 21억9100만원을 받아썼다.

강진군이 시험대에 올린 반값여행은 2인 이상 가족·팀의 여행경비 절반을 환급해주는 게 골자다. 관광객이 강진에서 쓴 돈의 50%, 최대 20만원을 강진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강진군은 지난해 반값여행 시행을 앞두고 10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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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 최초로 ‘반값여행’을 도입한 전남 강진군을 찾은 관광객들이 강진 남미륵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강진군

반값여행 시행 후 강진의 관광·경제가 눈에 띄게 활기를 띠고 있다. 시행 2년간 반값여행을 신청한 4만8463팀이 강진에서 쓴 돈만 136억7700만원에 달한다.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 분석 결과 지난해 반값여행에 22억원을 투입해 24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00억원 이상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거뒀다.

반값여행은 체류형 생활인구를 늘려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효과도 크다. 생활인구는 기존 정주인구에 관광·통근·통학인구 등을 합친 개념이다. 지난해 강진 방문인구는 709만명으로 반값여행 전인 2023년(635만명)보다 74만명(11.6%) 증가했다. 지난해 강진을 찾은 관광객도 282만명으로 1년 전(239만명)보다 43만명(18.0%) 늘었다.

강진 지역 상인들도 반값여행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관광객에게 지급한 지역상품권이 숙박·음식업과 농·수·축산물 등 판매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월 강진 반값여행을 ‘지역경제 회복 최우수 시책’으로 선정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후보 때인 지난 5월 11일 강진을 방문해 반값여행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당시 다산 정약용의 유배 유적지인 강진 사의재(四宜齋)를 찾은 유권자들에게 “반값여행 잘하고 가세요”라고 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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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부터 ‘완도 치유페이’라는 여행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전남 완도군 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 전경. 사진 완도군

“반값여행 시행 후 지역에 돈이 돈다”라는 말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 지자체들의 벤치마킹도 이어지고 있다. 전남 완도군은 지난 3월부터 ‘완도 치유페이’를 도입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치유페이는 2인 이상 관광객이 완도에서 쓴 금액에 따라 최대 21만원을 쿠폰으로 지급한다.

완도군도 치유페이 시행 후 경제·관광 활성화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완도 관광객은 372만명으로 1년 전(351만명)보다 21만명(6.0%) 증가했다. 관광지별로는 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과 청산도, 완도해양치유센터 등이 40~50%가량 관광객이 늘었다.

치유페이에 대한 관심은 신청자 규모에서도 확인된다. 시행 초기인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치유페이 신청자는 9320팀에 달한다. 이들은 완도에서 석 달간 총 33억원을 쓴 뒤 7억여원을 치유페이로 받아 결제했다. 치유페이 사용처는 식당 39%, 특산품 34%, 숙박 24%, 카페 3%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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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이던 지난 5월 11일 다산 정약용이 유배 생활을 했던 전남 강진군 강진읍 사의재를 둘러 보고 있다. 그는 이날 유권자들에게 ″반값여행 잘하고 가세요″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전남 영암군도 올해 말까지 최대 24만원의 여행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2인 이상 관광객이 영암관광 후 7일 이내에 ‘영암여행 원플러스원(1+1)’ 홈페이지에 신청하면 지역화폐로 여행경비를 돌려준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반값여행을 지역별 상황에 맞게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라며 “완도와 영암을 시작으로 경기·충청권과 경남 하동군, 경북 상주시, 전남 해남군·여수시, 전주시 등이 반값여행을 벤치마킹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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