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이 지난 7월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건진법사 전성배씨 법당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뉴스1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건진법사 전성배(64)씨의 측근으로 ‘법조 브로커’ 여할을 했던 이성재(57·구속)씨를 오는 18일 재판에 넘긴다. 지난달 3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이씨를 구속한 지 19일 만이다.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에 이어 이씨는 윤영호(48·구속)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함께 각각 특검팀의 구속기소 3·4호가 된다.

이씨는 비상장회사 주식 투자 리딩방을 운영하다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사기 피의자 김모(43)씨에게 5억원을 받아 전씨에게 수사 무마·재판 편의 청탁과 함께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영장엔 이씨가 2023년 비상장회사 주식을 곧 상장될 것처럼 속여 투자자를 모집한 혐의(특경법상 사기 등)로 검찰 수사를 받던 김씨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전씨에게 청탁과 함께 전달한 혐의로 기재됐다고 한다.

이씨에게 돈을 준 김씨는 경기 부천지역에서 중고차 수출 매매업을 하는 사람으로 알려져있다. 김씨는 지난 2022년 8~12월 475명의 피해자들로부터 153억4000만원을 속여 뺏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김씨에겐 100원짜리 비상장주식을 곧 상장된다고 속여 투자자들에게 1주당 1만8000원에 판매하면서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도 있다.

김건희 특검팀이 15일 오전 서울 역삼동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법당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사진은 전씨 법당 2층. 양수민 기자

김씨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부장 한상진)는 지난 4월 29일 김씨에게 징역 11년, 벌금 5억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주식 공급 판매 협의를 할 때, 경찰 출신 대표자로 소개됐다”며 “동종 사기방조 범행으로 징역형 처벌을 받은 전력,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뒤 주변 지인들에게 “건진법사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고 한다. 김씨의 지인은 “1심에서 무죄를 주장했는데, 법정구속이 되자 ‘건진에게 돈을 얼마를 썼는데, 법정구속이 되느냐. 출소하면 건진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며 “보석 허가를 받을 때도 이씨와 전씨, 사건을 수임한 법관 출신 전관 변호사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수사 무마·재판 편의 등을 요청하는 사람들을 전씨와 연결해주는 사실상 법조 브로커로 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윤석열정부 들어 기업 현안 청탁을 받아 정치인과 기업 고위 임원들에게 부탁하고 전씨와 함께 해결하는 ‘전천후 브로커’로 활동한 정황도 특검 수사 과정에 포착됐다.

이씨와 건진법사 전씨의 인연은 최소 21년 이상이다. 전씨의 2004년 사기 사건 판결문에 이씨가 건설회사 임직원으로 건진법사와 함께 피해자에게 땅을 소개해준 인물이라고 쓰여있다. 이씨와 전씨는 2023년 1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총 193차례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로 자주 소통하던 사이였다.

특검팀은 이씨가 재판에 넘겨지는 날인 18일 오전 10시 특검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전씨를 공개 소환한다. 지난 14일 구속 이후 첫 소환조사를 받은 김건희 여사와 지난 15일 구속기소 된 김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도 같은 시각 동시 소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