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동훈 “상식후보 연대해야” 촉구에도, 표류하는 안철수-조경태 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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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철수(왼쪽), 조경태 당대표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진행된 ‘당대표 후보자 TV토론회’ 참석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찬탄’(탄핵 찬성) 후보 간 단일화가 막판 변수가 될 수 있을까. 8·22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바라보는 마지막 관전 포인트다. 합동연설회 현장을 연일 반탄 세력의 목소리가 가득 메우는 가운데, 찬탄 진영 일각에선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 단일화가 결선 투표에 오를 최종 2인의 면면을 바꿀 유일한 시도로 꼽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은 국민에게 버림받는다. 민주당 정권의 독주와 전횡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킬 수 없다”며 “상식적인 후보들의 연대와 희생이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고 적었다.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한 전 대표가 안·조 두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낸 건 이날이 처음이다. 한 전 대표의 발언을 두고 친한계에선 “두 후보의 단일화를 압박하는 한편, 전당대회를 외면하던 친한계 당원들에게 찬탄 후보로 결집하라는 일종의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단일화에 적극적이었던 조경태 후보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마음을 담아 안철수 후보께 혁신 후보 단일화를 다시 한 번 정중히 요청한다”며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지난 15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507명, 표본오차 ±4.4%포인트)을 상대로 한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김문수 후보 31%, 안철수·장동혁 후보 14%, 조경태 후보 8%를 기록했다. 본경선에서는 당원투표와 일반 여론조사가 각각 80%, 20%씩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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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차 텔레비전 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만약 단일화가 성사되면 본 경선 1위의 득표가 과반에 못 미치고, 찬탄 단일 후보가 2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져 결선투표에서 ‘찬탄 대 반탄’ 맞대결이 가능해진다는 게 단일화를 주장하는 이들의 계산이다. 반탄 강성 지지층을 분점하고 있는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1,2위로 결선에 오르는 경우와는 다른 결과를 낼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한 친한계 인사는 “안·조 후보가 단일화하고 당원의 약 40%를 움직이는 한 전 대표가 힘을 보태면 찬탄 후보가 결선에서 과반을 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찬탄 진영의 최악의 시나리오는 본 경선에서 두 후보가 나란히 3,4위로 탈락하는 것이지만, 아직 두 후보 간 단일화 논의는 진전은 없는 기류다. 안 후보 측의 셈법이 조 후보 측이나 친한계와는 다른 게 가장 큰 이유다. 안 후보 측 인사는 “갤럽 조사에서 장 후보와 공동 2위에 오른 만큼 자력 2등으로 결선 진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럴 경우 결선 투표에서 찬탄 진영의 지지는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안 후보 측의 계산이다.

단일화 방식 합의가 쉽지 않다는 점은 현실적인 난관이다. 안 후보는 민주당 지지층을 제외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지만, 조 후보는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 익명을 원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조 후보에 비해 민주당 지지층에서 비호감도가 높은 안 후보 입장에선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 사이엔 묘한 노선 차이도 있다. 조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당시 관저에 간 의원 45명을 모두를 인적 쇄신의 대상으로 보지만, 안 후보는 그건 과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후보가 작은 가능성에 도박을 걸고 있다”며 “맞으면 안 후보에겐 큰 성과지만,틀리면 찬탄 진영 전체가 설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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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재준(오른쪽), 최우성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우 후보로 단일화 입장을 밝힌 뒤 손을 맞잡아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대표 후보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선 반탄 후보들이 ‘특검 수사 책임론’으로 찬탄 후보들을 몰아세웠다. 장 후보는 안 후보에게 “이렇게 무도한 특검에 왜 찬성했냐. 내일이라도 다시 중앙당사 압수수색이 진행되면 어떤 방법을 동원해 막을 것이냐”고 따졌다. 안 후보는 “특검은 털 수 있을 때 털어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조 후보에게 “당원 명부를 다 뺏기고 나서 당이 해체되고 난 후 대표가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물었고, 조 후보는 “500만 당원은 지켜내야겠지만 범죄 혐의가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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