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이명현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은폐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18일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유 전 관리관은 이날 오전 9시 33분께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고발된 그는 취재진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답했으며, 혐의 축소 지시나 수사기록 회수 관여 여부 등 구체적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유 전 관리관은 2023년 7∼8월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보고서에서 빼라"고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다. 같은 해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했으나, 국방부 검찰단이 압수영장 없이 사건 자료를 회수하는 과정에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가 혐의자를 8명에서 2명으로 축소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검팀은 유 전 관리관이 대통령실 등 윗선 지시를 받아 경찰과 자료 회수를 협의했는지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그는 앞서 지난해 공수처에도 두 차례 소환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날 특검팀은 채상병 사건 당시 1사단 7여단장이던 박상현 전 여단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 전 여단장은 사건 당시 현장 최선임 지휘관으로, 장병들을 수중 수색에 투입한 경위를 집중 추궁받고 있다.

또한 특검팀은 이날 오후 구속 중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조사할 예정이다. 김 전 장관은 2023년 7월 31일 'VIP 격노' 회의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인물로, 특검은 당시 보고 내용과 윤 전 대통령의 반응, 후속 조치 여부 등을 캐물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