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게차 학대' 50대, 4년 전엔 화물에 이주노동자 매단 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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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지게차 운전자, 가혹행위 모두 인정
지난 2월 전남 나주의 한 벽돌공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지게차에 묶어 끌고 다닌 50대 가해자가 4년 전에도 유사한 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노동부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18일 “나주 벽돌공장 지게차 운전자 A씨(50대)가 가혹행위와 관련한 모든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이달 안에 조사를 마치고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 26일 나주에서 스리랑카 국적의 근로자 B씨(31)를 벽돌 더미에 묶고 지게차로 들어 올려 약 5분간 끌고 다닌 혐의로 경찰과 노동청에 각각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동티모르 국적 외국인 “시킨 일 못 했다고…”

전남 나주의 한 벽돌 생산 공장에서 스리랑카 국적의 이주노동자를 화물에 결박하고 지게차로 들어 올리고 조롱하는 인권유린 사건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노동당국은 B씨 사건이 인권단체에 의해 알려진 후 벽돌공장에 광주노동청 근로감독관 12명을 보내 기획감독에 착수했다. 당국은 공장에서 근무하던 외국인 8명을 비롯해 재직자와 퇴직자 등 21명을 상대로 집단 괴롭힘 등 실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A씨가 4년 전에도 비슷한 행위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벽돌공장에서 근무하는 동티모르 국적 근로자 C씨는 “4년 전 A씨가 지시한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화물에 묶여 들어 올려졌다”고 주장했다.
노동당국, 3년간 고용허가 제한

지난달 24일 전남 나주시청 앞에서 인권단체가 이주노동자 인권유린 사건 관련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지난 2월 26일 낮 12시쯤 나주의 한 벽돌공장에서 근무하던 스리랑카 국적 B씨(31)가 벽돌 화물에 결박돼 지게차로 들어올려지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광주노동청 측은 “기획감독 결과 A씨의 가혹행위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폭행과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노동당국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입건하고, 형사 처벌과 별개로 직장 내 괴롭힘 혐의로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했다.
당국은 또 해당 사업장에 대해선 외국인고용법에 따라 최대 3년간 고용허가를 제한했다. 조사 결과 해당 공장은 재직자와 퇴직자에게 2900만원의 임금을 체불했고, 장시간 근로 및 근로조건 미명시 등 12건의 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경찰, 전담팀 구성해 100일간 집중 단속

전남 나주의 한 벽돌 생산 공장에서 스리랑카 국적의 이주노동자를 화물에 결박하고 지게차로 들어 올리고 조롱하는 인권유린 사건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경찰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가혹행위를 집중단속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이날부터 11월 25일까지 산업현장 외국인 노동자 인권침해 행위 특별 형사활동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 시·도청 형사기동대 1개 팀과 경찰서별 강력(형사) 1개 팀을 전담팀으로 편성했다.
전담팀은 외국인 대상 폭력, 상해, 감금, 강요, 모욕, 성폭력, 노동력 착취 등에 대한 첩보수집·수사 등을 한다. 또 노동당국과 ‘핫라인’을 구축해 산업현장 점검에도 동행한다.
스리랑카 대사, 인권침해 재발 방지 당부

사비트리 파나보케 주한 스리랑카 대사가 지난 17일 전남 나주시를 찾아 윤병태 나주시장과 환담을 갖고 최근 벽돌공장에서 발생한 가혹행위 사건에 대해 재방 방지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나주시
앞서 스리랑카 정부 관계자는 윤병태 나주시장을 만나 이주 노동자의 권익보호와 인권침해 재발 방지를 당부했다. 사비트리 파나보케 주한 스리랑카 대사는 지난 17일 윤 시장과 면담을 갖고 최근 발생한 가혹행위 사건의 피해자 지원 상황을 공유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윤 시장은 “인권침해 사건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 스리랑카 국민과 피해 당사자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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