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해병 특검,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 첫 소환…“혐의자 빼라” 지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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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이명현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17일 오전 유재은(54·군법무 14회)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유 전 관리관은 경찰에 이첩된 해병대 수사단의 채 해병 순직 사건 초동 수사 기록 회수 및 국방부 검찰단의 재수사 과정에 관여했단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3분쯤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유 전 관리관은 “7월 31일 국방부 회의에서 혐의자 축소 지시를 받았냐”는 취재진 질문에 “조사에서 성실하게 답변하겠다”고 답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채 해병 사망 사건 수사 및 후속 조치 관련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 사항, 대통령실의 개입 등을 전반적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관리관은 이른바 ‘VIP 격노설’이 있던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 직후 열린 국방부 대책 회의에 참석했다. 이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사건 기록 이첩 보류와 혐의자 축소를 지시한 의혹을 받는다. 이후 유 전 관리관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전화해 “혐의자, 혐의 내용, 죄명 등을 빼라”는 취지의 요구를 했다고 한다.
박 대령이 지시를 어기고 같은 해 8월 2일 경북경찰청에 기록을 이첩하자, 유 전 관리관이 당일 이를 무단으로 회수해 오는 데 관여했단 게 특검팀 의심이다. 유 전 관리관은 이 과정에서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 등과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다.

정근영 디자이너
이 전 비서관은 지난달 31일 특검 조사에서 유 전 관리관과의 통화에 대해 “군 사법 정책이나 제도와 관련해서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유 전 관리관이 지난해 4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조사에서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유 전 관리관은 지난해 6월 국회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2023년 8월 2일 임 전 비서관으로부터 “경북청에서 전화가 올 거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특검팀은 유 전 관리관이 기록 회수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 과정에도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유 전 관리관이 2023년 8월 한 달 동안만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과 11차례 통화한 정황을 포착하면서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13일부터 김 단장을 4차례 불러 조사했다.
‘예천 수색 작전 지휘’ 박상현 전 7여단장 출석…김용현 참고인 조사
한편 특검팀은 이날 오전 채 해병 사망 사건 당시 수해 복구 현장에서 최선임 지휘관이던 박상현 전 해병대 1사단 7여단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창구로 지목된 대화방 참석자인 송호종씨 및 오혜지 전 해병대 법무과장도 조사하고 있다. 오는 20일엔 박 전 여단장의 부하인 최진규 전 포 11대대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아울러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부터 한 시간 반가량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김용현 전 대통령 경호처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김 전 처장은 외교안보 수석비서관회의 참석자 중 한 명이다. 정 특검보는 “해병대 초동 수사 결과 보고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반응, 대통령실과 국방부 사이 이뤄진 보고와 지시 사항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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