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젤렌스키 보디가드' 자처한 유럽 정상들, 휴가까지 반납하고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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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유럽 정상들의 회담. 대형 사각 테이블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볼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마주 앉았다. 두 정상 좌우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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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뒷줄 가운데)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유럽 주요국 정상 및 기관장과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의 언론들은 이날 회동에 배석한 유럽 정상들을 두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경호원처럼 보였다”(영국 가디언), “젤렌스키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고용된 7명의 총잡이”(미국 폴리티코)라고 묘사했다.

유럽 정상들은 이날 회담을 위해 휴가까지 취소하면서 급히 워싱턴 D.C로 모여들었다.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끝난 뒤 불과 사흘 만에 벌어진 일이다. BBC에 따르면 그리스에서 휴가를 보내던 멜로니 총리가 먼저 미국행 의사를 밝히자, 휴가 중이던 마크롱 대통령과 다른 정상들이 줄줄이 동참하겠다고 나섰다.

휴가까지 반납한 유럽 정상들의 가장 큰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심이었다. BBC는 “우크라이나의 돈바스를 러시아에 양보하는 것만으로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백악관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목표였다”며 “(러시아로부터)유럽 전체의 안보 보장의 필요성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득해야만 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상 회담이 옷차림 논란을 시작으로 파국으로 끝난 전례를 반복해서 안 된다는 위기 의식도 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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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 현관 홀 '그랜드 포이어'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및 유럽 지도자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알렉산더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로이터=연합뉴스]

정장을 차려입은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900억 달러(약 1252조원) 규모의 미국산 무기 구매를 당근으로 제시했다.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구매를 위한 자금을 대기로 했다. 유럽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수차례 “감사하다”며 ‘립 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 발언을 하는 4분 30초 동안 11번이나 감사 인사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유럽이)1차 방어선이 되겠지만, 안보 보장에는 미국도 직접 참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에 속도를 낼수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두고 BBC는 “미국의 실질적인 지원 없이는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령지를 넓혀가고 있는 러시아의 공세도 유럽엔 부담이다. 미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러시아가 최전선에서 떨어진 도시에도 공습을 강화하면서 아동과 민간인 피해가 커지고 있는데, 유럽 동맹국들이 휴전을 원하는 이유 중 하나”라며 “우크라이나군도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되찾을 역량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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