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VAR 있으면 뭐하나, 불신의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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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전남-천안전 오심 장면. VAR 화면을 통해 천안 최종 수비수(동그라미 속 흰 유니폼) 위치를 확인하고도 심판진은 오프사이드 판정과 함께 전남의 골을 취소했다. [사진 KFA TV 캡처]

잇단 오심에 프로축구 K리그가 멍들고 있다. 팬들의 신뢰를 잃으면서 “K리그 불신의 시대”라는 말도 나온다.

지난 10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2 전남 드래곤즈-천안시티FC 경기는 오심의 후폭풍이 거세다. 전반 19분 전남 민준영의 슛이 골망을 흔들었는데, 심판진은 5분간 비디오판독(VAR)을 하더니 골을 취소했다. 이유는 오프사이드.

하지만 중계 화면상 전남 선수들은 분명히 오프사이드 위치가 아니었다. 논란이 이어지자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가 나섰다. 경기 나흘 뒤(14일)에야 “해당 상황은 오심”이라면서도 “VAR 카메라의 기술적 문제로 판독 화면에 오프사이드로 보이는 오류가 발생했다”고 기계를 탓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VAR 결함으로 판독이 불가능할 경우 원심을 유지해야 한다. 요컨대 민준영 득점을 인정해야 했다. 전남은 결국 3-4, 1골 차로 졌다. 심판위는 오심 심판을 징계하는 대신 “시즌 종료 후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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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권경원(오른쪽)이 포항전에서 팔꿈치를 사용한 파울로 퇴장 당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지난 15일 K리그1 포항 스틸러스-FC안양 경기에서는 일관성 없는 오락가락 판정이 논란을 불러왔다. 팔꿈치로 상대를 가격하는 같은 파울에 대한 판정이 제각각이었다. 포항 이호재는 옐로카드(경고)로 끝난 반면, 안양 권경원은 레드카드(퇴장)였다.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 전북 현대 공격수 콤파뇨는 지난 16일 대구FC전 직후 “심판 판정의 일관성이 떨어져 경기를 준비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오심이 반복되면서 구단과 선수는 물론, 팬들의 인내도 임계점에 이른 분위기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020년 “국제축구연맹(FIFA)의 글로벌 스탠다드”라며 K리그 심판진을 프로축구연맹에서 넘겨받아 협회 심판위원회를 통해 관리한다. 축구계는 심판 출신이 심판위원장을 맡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오심이 나와도 '제 식구 감싸기'식 조처가 횡행해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전임 심판위원장에 이어 현 위원장도 심판 출신(문진희)을 임명했다. 비심판 출신이 주로 심판위원장을 맡고, 견제를 위해 프로와 아마 위원장을 따로 두는 독일과 대조적이다.

심판위원장 처신도 문제다. 문 위원장은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K리그2 주심 10명 정도는 미래의 국제심판 만들기 위해 들어왔다. 어리고 경험이 부족해 심리적 압박감에 오심 많다. 오심이 언론에 노출되면 해당 심판은 스트레스 받는다”고 말했다. 당장 “K리그2가 심판 양성소냐”라는 반발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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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과 경남의 경기. 전광판에 VAR 끝에 오프사이드로 골이 취소됐다는 안내가 나오고 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심판 자격은 5단계(1~5급)인데, 숫자가 커질수록 상급리그 경기를 배정 받는다. 수당은 상급리그일수록 많다. 심판평가관이 심판의 승격과 강등이 결정하다 보니 암암리에 잘 보이려는 ‘줄서기’도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VAR ON: 그 판정 다시 보기’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목적이 ‘소통’인데, ‘변명’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VAR 교신 내용까지 공개하고, 하워드 웹 전 심판과 선수 출신인 마이클 오언 등이 패널로 나와 심판위원회와 토론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매치 오피셜 마이크 업’을 벤치마크하라는 말이 나온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세계 최정상급 대회나 리그에서도 오심은 종종 나온다”면서도 “심판의 역량 강화를 위해 더 철저하게 교육해야 한다. 또 사후에라도 간담회나 설명회 등 보다 열린 자세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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