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와 인터뷰 중인 칼럼 맥도날드. 그는 메탄올이 든 술을 마시고 살아 남았다. [BBC 유튜브 캡처]

라오스의 인기 관광지 방비엥의 한 호스텔에서 메탄올이 든 가짜 술을 마시고 생존한 20대 남성의 인터뷰가 화제다.

19일 영국 BBC는 지난해 11월 메탄올 중독 사망 사건의 생존자인 칼럼 맥도널드(23)와 인터뷰를 전했다.

맥도널드는 당시 일행과 함께 호스텔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위스키와 보드카샷 등 주류를 마셨다. 그는 이 술을 탄산음료에 섞어 마셨다고 한다.

다음 날 베트남에 도착한 맥도널드는 시력에 문제가 생겼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맥도널드는 "베트남 국경에 도착했을 때, 눈에 만화경처럼 눈부신 빛이 들어와 눈 앞에 있는 서류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식중독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베트남에 도착해 친구들과 함께 호텔 방에 앉아 있었는데 너무 어두워서 친구들에게 불을 켜라고 했다. 그런데 불은 이미 켜 있는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맥도널드가 시력을 잃은 건 그가 방비엥 호스텔이 제공한 술 때문이었던 걸로 드러났다.이날 방비엥 호스텔에서는 같은 술을 마신 호주인 2명, 덴마크인 2명, 미국인 1명, 영국인 1명 등 총 6명이 숨졌다. 이 술에는 메탄올이 들어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자 모두 메탄올 중독 증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무색에 가연성 공업용 액체인 메탄올은 체내에 들어가면 급성 중독 및 두통·현기증·구토·복통·설사 등의 증상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액체다. 주류에 포함되는 에탄올과 비슷한 냄새가 나는 데다 값이 저렴해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가짜 술 제조에 종종 이용된다고 한다.

맥도널드는 치료를 통해 완전히 잃었던 시력의 일부를 회복한 상태다. 최근에는 지팡이 사용법도 배우는 중이다. 곧 안내견도 신청할 계획이다. 그는 "그날 6명이 죽었는데 그중 2명은 아는 사람이었다"며 "관광객들에게 제공되는 공짜 음료와 주류는 되도록 피하라" 말했다. 이어 "나는 운 좋게 살아남았지만 다른 사람들이 같은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