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강남 4구 아파트 월세값 11% 오를 때…연립·다세대 주택은 1.7%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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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규제의 ‘풍선 효과’로 월세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시세가 강남권을 중심으로 크게 상승한 반면, 빌라 월세는 되려 하락했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월평균 월세가격 통계에 따르면, 서울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의 올해 7월 평균 월세는 206만2000원으로 올해 1월보다 11.2%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1.2%)의 약 10배 수준이다. 4월부터 200만원대에 진입해 매달 올랐다. 서울 도심권(종로·중구·용산)도 같은 기간 6.8% 상승해 지난달 198만9000원을 기록했다. 서울 전역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6.4%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0.8%)의 8배 수준이다.
이는 대출 규제로 매매와 전세가 눌리면서 월세 수요가 많아진 데다, 거주 수요가 강한 지역일수록 임차인에게 다른 선택지가 많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교육·사업 등의 이유로 강남에 머물러야 하는 월세 수요자들은 월세값이 올라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폭등 수준의 월세 상승률이 강남 아파트 시장에서 나타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서울 빌라는 올해 평균 월세가 소폭 하락했다. 동남권에선 연립·다세대 주택의 7월 평균 월세가격이 88만8000원으로 집계돼 1월(90만4000원)보다 1.7% 내렸다. 같은 기간 도심권은 0.3%, 서울 전역은 0.2% 하락했다.
이는 비(非)아파트 기피 심리가 월세시장에서도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위원은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올라 세입자가 부담을 느끼더라도, 비아파트로 이동하지는 않는다”라며 “예를 들면 송파 아파트 월세에서 밀려나면 인근 경기도 하남 아파트로 가는 식의 이동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경기도에선 과천·안양·성남·군포·의왕(경부1권) 등 강남 근접지 아파트의 평균 월세가 같은 기간 6.4% 상승했다.
다만 빌라 월세 시세 하락은 전세 사기 이후 보증보험 기준이 강화한 영향이 있을 거란 분석도 있다. 빌라 시장에서는 보증보험 가입 여부가 전세 거래의 중요한 조건인 만큼, 보증금을 보험 수준에 맞춰 내리고 약간의 월세를 받는 반전세(보증부 월세)가 늘어나 월세 평균 가격에 반영됐을 거란 얘기다. 윤지해 위원은 “보증보험 기준이 빌라에 더 엄격하게 작용하고 있어 빌라 임차 시장이 어려워졌다”며 “이로 인해 임대인 간의 경쟁도 심화해 아파트 월세와 같은 가격 상승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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