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미국 자본, 한국 촬영...대니얼 대 킴, “‘버터플라이’는 나같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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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공개되는 드라마 '버터플라이' 제작자이자 주연배우로 한국을 찾은 대니얼 대 킴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버터플라이’(Butterfly)는 저 자신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아마존 MGM 스튜디오(이하 아마존) 제작, tvN 방영 드라마 ‘버터플라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총괄 프로듀서이자 주연배우 대니얼 대 킴은 이렇게 작품을 소개했다. 대니얼 대 킴(57)은 부산에서 태어났으나 2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가 귀화한 미국의 배우이자 드라마 제작자다. 미국 드라마 ‘로스트’(LOST, 2004)의 권진수 역(役)을 맡으며 한국에도 이름이 알려졌다.
22일 tvN에서 첫 공개되는 금토드라마 ‘버터플라이’(총 6화)는 전직 미국 정보요원인 데이비드 정(대니얼 대 킴)과 그를 죽이기 위해 파견된 현직 요원 레베카 정(레이나 하디스티)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두 주인공은 부녀 관계로, 작품은 첩보 세계에 얽힌 가족 관계를 다룬다. 미국에선 지난 13일 OTT 플랫폼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먼저 공개됐다.
미국 제작사 아마존에서 만든 ‘버터플라이’는 미국의 투자로 만든 미국 드라마지만, 출연진을 국제적으로 꾸리고 한국인 스태프들이 참여해 전체 장면을 한국에서 찍었다. 킴은 “미국 프로덕션이나 한국의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며 “미국과 한국 모두에 관심과 존중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세 명의 연출자(김진민·기타오 사쿠라이·얀 터너) 중에도 한국인이 포함됐다.

왼쪽부터 '버터플라이'의 주인공 데이비드 정(대니얼 대 킴)과 레베카 정(레이나 하디스티). 사진 tvN, Amazon MGM Studios

작품 속엔 한국인이라면 알 수밖에 없는 공간의 분위기가 많이 담겨있다. 사진 tvN, Amazon MGM Studios
작품은 전체 분량을 한국에서 촬영해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3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킴에게 서울시 명예시민증을 수여하기도 했다. 촬영은 서울, 부산 등에서 6개월 동안 진행됐다. 예고편에선 한강·여의도·서울역 등의 촬영지와 함께 아파트 단지와 편의점 등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장소들이 담겼다.
킴은 “제작자이자 배우로서 작품에 참여하며 원작에서 아시안이 아니었던 주인공들을 한국인으로 바꾸고, 교포로서 살아간 나의 삶을 녹여낼 수 있었다. 한국과 미국 간의 문화 차이, 언어 뉘앙스도 살렸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5~10년 전만 해도 한국에 대해 지금만큼 관심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어도 스튜디오에서 맡아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제가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강조했다.
‘버터플라이’는 동명의 미국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 만화와 소설의 결합)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다. 아라시 아멜이 창작하고 아멜과 마가리트 베넷이 집필했다. 이중 아멜은 킴과 함께 총괄 프로듀서에도 이름을 올렸다.

왼쪽부터 '버터플라이'의 김태희, 대니얼 대 킴, 레이나 하디스티, 김지훈, 션 리차드 배우. 뉴스1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킴 외에도 레베카 정 역할의 레이나 하디스티, 김은주 역의 김태희, 건 역의 김지훈, 홀리스 역의 션 리차드가 자리했다. 김태희·김지훈 배우는 이번 작품이 첫 미국 할리우드 진출작이다.

김태희와 대니얼 대 킴은 부부 사이로 등장한다. 사진 tvN, Amazon MGM Studios
김태희는 데이비드 정의 배우자인 김은주 역을 맡았다. 그는 “처음으로 평범한 한국 여성을 연기했다”며 “영어 연기가 어려웠다. 열심히 준비해갔지만, 완벽하게 모든 발음이나 억양을 구현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장면마다 은주가 느끼는 감정에 최대한 충실하려 했다”고 밝혔다.
김지훈은 데이비드 정과 그의 딸 레베카를 쫓는 킬러 건을 연기했다. 그는 “MBC 예능 ‘나혼자 산다’에서도 보여드렸지만, 영어 대사를 열심히 연습했다”며 “처음엔 미국 드라마 제작 시스템에 대해 잘 몰라 겁을 먹기도 했는데, 소통을 하며 최선의 결과물을 향해나가는 과정은 같았다”고 소회를 전했다.
작품을 계기로 처음 한국에 방문한 배우도 있다. 데이비드 정의 딸 레베카 역을 연기한 레이나 하디스티는 “이번 작품을 찍으며 한국의 문화에 푹 빠졌다. 촬영 기간 동안 친구도 많이 만들었다”고 했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로 한국에서 데뷔해 활동하고 있는 션 리차드는 “한국 방영이 마치 ‘버터플라이’의 고향에서 방영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나비 효과를 만들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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