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셔틀 외교 개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 나가타초 총리관저에서 열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한-일 공동언론발표에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날 이시바 총리는 정상회담 후 이 대통령과 함께 한 공동 언론 발표에서 “이 대통령과 국교정상화 이후 구축해 온 기반에 입각해 일·한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생각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한, 일·미·한 관점에서도 양국 간의 관계 강화를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한일 관계를 기반으로 저출산 고령화, 지방 활성화와 같은 사회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한국과 워킹홀리데이 비자 제도를 확충하고, 경제면에선 수소, 암모니아, AI(인공지능) 협력도 거론했다. 중국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 대통령에게 “힘 또는 위력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안보 협력에 대해서는 북핵을 거론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일·한, 일·미·한 간에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다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역대 일본 정부가 공들이고 있는 납북자 문제에 대해선 이 대통령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과 함께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북한과의 연락 사무소 설치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시바 총리는 한일관계에 대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새로운 힘을 얻어 더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이 사진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올리며 ″새로운 시대 요구에 따른 일한관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적었다. 이시바 시게루 X 캡처

이시바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을 맞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만국박람회) 배지와 함께 납치 피해자를 상징하는 푸른 리본 배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상징하는 배지를 달았다. 자신의 X(옛 트위터)에도 이 대통령이 총리 관저를 도착하는 사진 등과 함께 “새로운 시대 요구(needs)에 따른 일·한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적기도 했다.

한편 일본 NHK는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래 한국 대통령이 취임 후 동맹국인 미국에 앞서 일본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도착과 정상회담 소식을 빠르게 전했다. NHK는 이번 이 대통령의 이례적인 방일에 대해 일본 정부 내에서 “일본을 중시하는 자세”라며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