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李∙이시바 "셔틀외교 재개…한일 관계 발전이 한미일 강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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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도쿄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올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1965년 국교정상화 이래 지금까지 축적되어 온 한·일관계의 기반에 입각하여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며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 나가타초 총리관저에서 열린 한·일 공동언론발표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두 정상은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역내 전략 환경 변화와 최근 새로운 경제·통상 질서하에서 “양국 간에 전략적 소통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하고, 북핵·미사일 등 안보 이슈는 물론 미래산업·사회문제·인적교류 등 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일 양국은 이런 내용이 담긴 약 2000자 분량의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2008년 4월 이명박 전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이후 17년만의 공통발표문이다.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54분 도쿄 나가타초(永田町)에 위치한 총리 관저를 찾았다. 소인수회담(62분)→확대회담(51분) 순서로 2시간 가까이 진행된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한 공동 대응 기조를 분명히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 나가타초 총리관저에서 열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한일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은 “최근 통상문제와 안보 문제를 두고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다”며 “가치·질서·체제·이념에서 비슷한 입장을 가진 한·일 양국이 어느 때보다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 역시 “안정적인 한·일관계 발전은 양국의 이익이 될 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의 이익이 된다”고 화답했다.
회담 후 서면으로 발표된 공동발표문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양국 공동 대응이 명시됐다. 양국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정책에 있어 양국 간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충실히 이행되도록 국제사회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이나 러·북 간 군사협력의 심화도 양국 공동 대처 대상으로 명시했다. 그러면서도 대화와 외교를 통한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평화적 해결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흔들림 없는 한·일, 한·미·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며, 한·일 관계 발전이 한·미·일 협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완전한 비핵화 위해 일·한·미 삼국이 긴밀히 공조 대응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일본인) 납치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이 대통령이 지지 표명했다. 이 점에 대해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 도쿄 나가타초 총리관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일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역사 문제와 관련해선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포함한 역사 인식에 대한 역대 일본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이시바 총리가 언급했다는 내용이 발표문 포함됐다.
양국은 경제·산업 분야에선 수소·AI 등 미래산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사회 분야 공동 대응도 모색한다. 이 대통령은 “저출산·고령화, 수도권 집중, 농업, 재난·안전 양국이 직면한 공통 과제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정책 경험을 공유하며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당국 간 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일 인적 교류에 대해선 한·일 청년들이 서로의 문화·사회를 체험 및 이해할 수 있는 ‘워킹 홀리데이’ 참여 횟수 상한을 1회→2회로 늘리기로 했다. 양국은 오는 10월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와 일본에서 열릴 한·일·중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양국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발표문은 ‘과거는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해법’이라는 이 대통령의 대일 외교 전략에 따른 첫 성과물이다. 이 대통령은 “오늘 정상회담을 통해 저와 이시바 총리 간 유대와 신뢰가 강하게 형성된 것처럼, 이번 일본 방문으로 양국 간, 그리고 양국 국민 간 진정한 신뢰를 쌓아가는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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