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시바, 트럼프 협상 ‘과외’…이 대통령에 경험담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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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일본 방문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미국 워싱턴DC로 출발하며 환송 인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대미 협상 관련 논의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24일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밝혔다. 위 실장은 이날 일본 도쿄 현지 브리핑에서 전날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일 정상은 (소인수·확대) 회담과 만찬까지 합쳐 약 3시간30분 동안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나눴다”며 “소인수 회담은 애초 20분이 예정돼 있었으나 훌쩍 넘겨 1시간가량 진행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위 실장은 “주로 일본 측에서 일본의 경험과 그동안 느꼈던 점을 우리에게 ‘도움말’ 형태로 이야기하는 방식이었다”며 “되게 많이 도움이 됐고, 이 대통령이 추가 질문도 하고 토론도 있었다”고 했다. 또 “마침 오늘(24일)부터 저희가 (대미 협상) 그 길을 향해 떠날 것이기 때문에 많은 참고가 됐다고 생각하고 일본 측에 감사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에 대해 “취임 후 2개월 만에 일본을 방문해 한·일 셔틀외교를 조기에 복원한 것”이라고 총평한 위 실장은 25일(현지시각) 한·미 정상회담에 앞선 한·일 공조 강화에 의미를 부여했다. 역대 대통령과 달리 미국에 앞서 일본을 먼저 찾은 것에 대해 “일본과 좋은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미국과 협의를 하러 간다는 것에 대해 일본은 물론 미국에서도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볼 것”이라며 “일본과 미국을 연계함으로써 한·일, 한·미·일 협력 강화를 실현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또한 “그동안 한·일 양국 관계가 좋지 않아 미국이 주도해서 한·미·일 3국을 협력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우리가 주도해서 일본·미국을 이어 방문하는 모양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과거사와 일본산 수산물 등 민감한 문제에 관해선 “구체적 논의는 없었다”고 했다.

정상회담 직후 이어진 친교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만찬엔 이시바 총리가 즐겨 먹는 이시바식(式) 카레, 이 대통령 내외를 배려한 안동찜닭, 한국식 장어구이 등 한식 메뉴가 나왔다. 만찬주는 이 대통령의 고향 경북 안동 특산품 안동소주와 이시바 총리의 고향 일본 돗토리현의 맥주였다.

만찬에서 이 대통령은 대학 시절 내내 카레를 즐겨 먹었다는 이시바 총리의 얘기에 “당시 일본의 유명 걸그룹인 캔디즈의 노래를 들으며 카레를 먹는 청년 이시바 총리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친근한 말을 건넸다. 또한 “이시바 총리가 한국 라면을 좋아한다고 해서 출시된 모든 라면을 다 가져오려고 했지만 부피가 너무 커서 포기했다”는 농담도 했다. 또한 “두 사람 다 주류 정치인이 아니었음에도 수많은 역경을 딛고 이 자리에 오른 게 공통점이라는 얘기가 오갔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했다. “밤늦게까지 문자에 답장을 하느라 너무 바쁘다. 잠을 못 잔다”는 이시바 총리의 말에 이 대통령은 “나도 문자를 보내느라 바쁘지만 난 주로 (문자로) 일을 시키는 편”이라고 답해 좌중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양국 정상 내외는 만찬 직후 별도 마련된 화실에서 친교 시간을 가졌고, 이시바 총리는 2017년 출간된 이 대통령의 자전적 대담집 『그 꿈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를 읽고 가져와 서명을 요청했다고 위 실장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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