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캡틴' 손흥민 시대 막내리나? 홍명보, 주장 교체 가능성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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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쿠웨이트전에서 축구대표팀 황인범(왼쪽)이 후반전에 교체 출전한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채워주고 있다. 뉴스1

7년간 이어진 ‘캡틴 손흥민(33·LAFC) 시대’가 막을 내릴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대표팀 주장 교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 감독은 25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그 부분은 계속 생각하고 있다. 과연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개인을 위해서도 팀을 위해서도 중요한 시점이다. 지금 시작부터 ‘주장을 바꾼다, 안 바꾼다’ 그런 결정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팀을 위해 어떤 선택이 좋을지 꾸준히 고민을 해야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새로운 미국 무대에 잘 적응하고 있는데, 대표팀에 젊은 선수들도 들어오고, 월드컵을 앞두고 주장 관련해 별도의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홍 감독의 답변이다.

‘북중미 월드컵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건, 주장이 변경될 수도 있다는 취지로 해석해도 되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홍 감독은 “변경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다. 아직 선택하지 않았다는 거다. ‘바꾼다, 안 바꾼다’ 선택하지 않는 거다.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고, 그 결정을 하지 않아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알쏭달쏭한 답변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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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9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연힙뉴스]

대표팀은 다음달 7일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에서 미국, 10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멕시코와 평가전을 앞뒀다. 홍 감독의 발언을 종합하면 ‘대표팀 주장 교체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뉘앙스였다.

홍 감독은 ‘주장의 기준’을 묻는 질문에 “여러가지가 있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앞두고 주장은 경험이 있어야 한다. 리더십도 필요하다”고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주장을 맡았던 홍 감독은 “하여튼 주장을 안 해봐서 모르겠다”고 웃어 넘긴 뒤 “그동안 손흥민이 그 역할을 충분히 잘해줬고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부터 기성용(포항 스틸러스)에게 대표팀 주장 완장을 넘겨 받았다. 2018년 9월 파울루 벤투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은 손흥민을 정식 주장으로 선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홍명보 감독을 거치면서 손흥민은 7년 동안 대표팀 최장수 주장을 역임하고 있다.

그러나 손흥민은 세계 최고 무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떠나 한수 아래인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로 향했다. 1992년생으로 어느덧 나이도 30대 중반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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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훈련 중인 손흥민을 체크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손흥민의 대표팀 내 위상과 신뢰는 과거엔 대단했지만, 지금은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리오넬 메시급 정도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잉글랜드 토트넘의 토마스 프랑크 감독이 미국 LAFC로 떠난 손흥민 대신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했듯, 축구계에서 세월이 흐르면 팀의 주장을 교체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축구에서 영원한 건 없다.

한일월드컵 4강 신화 당시 주장을 맡았던 홍명보 감독 입장에서도 팀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기에 깊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대표팀 주장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오히려 손흥민 본인도 7년간 어깨를 짓눌렀던 주장 부담감을 훌훌 털어낼 수 있다.

주장은 고독한 싸움을 해야 한다. 축구는 하프타임을 제외하면 작전타임도 공수교대도 없다. 경기 휘슬이 울리면 주장은 그라운드 위의 사령탑이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팀이 패배를 당하면 화살은 감독과 주장에게 향한다. 전임 주장 박지성~기성용처럼 손흥민도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겪었다. 부상 투혼을 불사르며 2022년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었지만, 2023년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했고 당시 이강인과 주먹다짐 논란도 있었다. 최근 축구계에서는 차기 대표팀 주장 후보로 황인범(페예노르트)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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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축구대표팀 홍명보(왼쪽) 감독이 주장 손흥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홍 감독은 대표팀 내 손흥민 역할 변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국가대표 A매치 134경기에 출전해 51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그동안 대표팀의 붙박이 선발이었다. 그러나 지난 6월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9, 10차전에서 손흥민이 부상으로 주춤하는 사이,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그라운드 리더이자 새로운 리더로 떠올랐다.

이번에 손흥민을 미드필더가 아닌 공격수로 분류한 홍 감독은 “월드컵 아시아 최종에선에서 이미 스트라이커로 세운 적이 있다”며“손흥민의 기존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선수들도 들어왔다. 이제는 손흥민이 얼마나 오래 뛰느냐가 아니라 언제, 어느 순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느냐가 중요하고,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올여름 토트넘(잉글랜드)을 떠나 LAFC(미국)로 이적한 손흥민에 대해 “본인의 선택이지만, 대표팀 입장에서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새로운 리그와 환경에 적응하는 단계에서도 경기력과 득점을 보여주는 건 본인과 대표팀에 긍정적이다. 손흥민의 활약을 지켜볼 것이고 부상 없이 경기력적으로 도울 수 있는 부분을 돕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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