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미정상회담 개최, 트럼프는 말폭탄부터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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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 도착해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첫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 발언이 회담 직전 쏟아지는 등 이 대통령 취임 82일 만에 두 정상이 첫 대면을 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갑작스러운 난기류와 함께 백악관 일정이 지체되며 당초 이날 정오에 시작되려던 한·미 정상회담 일정은 30여 분 늦어졌다. 이 대통령이 백악관 앞에 도착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차량 앞으로 직접 나왔고, 이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좋은, 훌륭한 회담 가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을 앞두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라며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Purge or Revolution)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는 그것을 수용할 수 없고, 거기서 사업할 수 없다”며 “나는 새 대통령(이 대통령)을 오늘(25일) 백악관에서 만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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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을 불과 3시간여 남긴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발언이 나온 건 최근 한국에서 전방위로 진행된 내란 사건 관련 수사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글을 올린 이후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이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이 대통령과의) 만남을 기대하지만 그런 일이 있다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의 새 정부가 최근 며칠 동안 교회에 대해 매우 잔인한 습격(vicious raid)을 벌이고, 심지어 군사기지에 들어가 정보를 수집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해서는 안 됐을 텐데 나쁜 소식을 들었다”며 “진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새 대통령(이 대통령)을 만나 확인해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순직해병 특검이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압수수색하고, 내란 특검이 한국 공군과 주한미군이 함께 쓰는 경기도 평택의 오산공군기지를 압수수색한 걸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회담 직전 벌어진 상황에 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 워싱턴DC 현지에서 “잘못된 정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들어갔거나, 아니면 (회담 전에) 기부터 죽이는 협상 전략일 수도 있지 않겠냐”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워싱턴의 지도자들이 지금 민주당 정부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상당히 왜곡된 느낌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오래전부터 받고 있었다”고 했다.

국내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발언에 관한 여권의 비판적 반응이 이어졌다. 핵심 동맹국의 새 정상과 첫 대면을 앞두고 과도한 발언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식 협상은 매우 거칠다”(최민희), “트럼프 대통령은 안하무인 격 기술 발휘에 앞서 예의와 품격을 갖추라”(박홍근) 등의 페이스북 글을 잇따라 올렸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대표 후보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충격적 사건이 벌어졌다”며 “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폭정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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