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트럼프 "교회 사악한 급습" 발언 논란…특검 "법 위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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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전 “숙청이나 혁명이 일어난 것 같다”고 한국의 특검 수사를 비난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 논란이 일었다. “교회에 대한 사악한 급습을 하고 미군기지에 들어가 정보를 가져갔다”고도 했다. 한미 정상회담 화제로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의 교회,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오산 기지 압수수색에 올린 것이다.

“압수 영장 집행 과정 문제될 것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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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해병 특별검사팀의 정민영 특별검사보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 사무실 브리핑룸에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민영 순직해병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교회 압수수색 문제 제기에 대해 “압수수색은 수사 대상 사건과 관련 확인할 필요가 있는 내용에 대해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실시하는 것”이라며 “집행 과정에서 법이 정한 절차를 위반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 특검보는 “압수수색 당시에 교회 쪽에 충분히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상에서 언급한 ‘교회 압수수색’ 및 ‘미군기지 정보 수집’ 발언은 한국 특검 수사 상황을 거론한 것으로 해석된다. 회담 중 이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셀프 쿠데타 시도와 관련해 특별검사가 미군기지를 압수수색한 게 아니고 한국군 통제시스템을 본 것”이라고 해명하자 “그 특검 이름이 미친 잭 스미스 아니냐”고 농담했하기도 했다. 잭 스미스는 전임 조 바이든 정부 때 특검으로 임명돼 트럼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긴 인물이다.

순직해병 특검팀은 지난달 18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관련 김장환 목사 자택과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극동방송 건물,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개신교계 인사들이 임 전 사단장과 대통령실 등 윗선과 연결 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서다. 이 목사는 지난달 25일 기자 간담회에서 “임 전 사단장과 일면식도 없다”며 “불법한 압수수색을 당했지만 특검은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공식적인 유감 표명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당시 특검팀은 “수사상 필요에 따라 적법하게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두 차례 방한 때 안내를 맡는 등 트럼프 일가와 친분이 있고, 김장환 목사 역시 미국 교계와 공화당에 두터운 인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란 특검팀은 지난달 21일 한국 공군과 미군이 함께 사용하는 오산 공군기지 내 중앙방공통제소(MCRC)를 압수수색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것이었다. 드론작전사령부가 지난해 10~11월 작전을 하면서 공군에 협조 공문을 보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특검팀은 “미군이나 미군 자료는 압수수색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미동맹 훼손 지적에 대해서는 “미군과 사전 협의가 필요한 것처럼 허위 주장을 하는 것이 한미 동맹을 해친다”며 ‘지록위마’(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함)를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영훈 목사 “이재명 정부 반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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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가 2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개관과 관련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오해가 있었다고 확신한다”고 말하면서 상황은 일단락 됐지만, 교계와 야당에서는 특검을 비판하고 나섰다. 압수수색을 받은 당사자인 이영훈 목사는 이날 새벽 예배에서 “앞으로 이재명 정부가 교회를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되겠다고 반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잭 스미스라 할 이명현, 조은석 특검에 (사과를) 촉구한다”며 “교회와 미군기지 압수수색 사실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거론된 것 자체가 심대한 외교참사”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논란에 양 특검팀은 공개 입장을 내지 않되 원칙대로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목사와 이 목사의 휴대폰을 압수한 순직해병 특검팀은 이날 브리핑에서 “증거물 분석은 마무리가 된 상황”이라며 “조사는 곧 진행이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란 특검팀은 “해당 기지 사령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 압수수색했다”며 “미군 얼굴은 본 적도 없고 해당 기지 내 한국군이 관리하는 자료만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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