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0세 미만 '2형 당뇨' 13년새 4배 급증…왜 그런가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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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비만 이미지. 사진 셔터스톡
고등학생 자녀가 2주 전 2형 당뇨 진단을 받았습니다. 가슴이 너무 아프고 찢어지네요.
지난 22일 당뇨 환자와 가족 30만 명이 활동하는 한 온라인 카페에 한 학부모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녀가 비만 체형이라고 전했다. 글 아래엔 "엄마가 아주 힘들겠다. 힘내라", "아이 몸 상태를 먼저 아는 게 중요하다" 등 위로와 조언 댓글이 이어졌다.
비만과 연관된 2형 당뇨병을 앓는 국내 30세 미만 젊은 세대가 최근 13년 새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3~18세 청소년에서 발병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질병관리청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 지원을 받은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재현 교수 연구팀이 2008~2021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 자료를 토대로 30세 미만 당뇨병 환자 13만 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내 최장기간·최대규모의 데이터 활용 연구로, 국제 학술지인 대한의학회지(JKMS)에 실렸다.
연구팀은 30세 미만에서 1형·2형 당뇨병 연도별 발생률과 유병률 추이를 살폈다. 발생률은 새로 진단되는 환자가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유병률은 현재 환자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준다. '소아 당뇨'로 알려진 1형 당뇨병은 췌장 기능 손상에 따른 인슐린 결핍이 원인이다. 2형 당뇨병은 주로 비만과 관련한 인슐린 저항성과 분비 부족으로 발생한다.

1형 및 2형 당뇨병의 발생률 및 유병률 변화(30세 미만 인구 10만명 당). 사진 질병관리청
분석 결과, 30세 미만의 2형 당뇨병 환자 유병률은 2008년 인구 10만명당 73.3명에서 2021년 270.4명으로 3.7배 증가했다. 이는 10만 명 중 270명이 2형 당뇨를 앓는다는 의미다. 1형 당뇨병 환자 유병률은 같은 기간 인구 10만명당 21.8명에서 46.4명으로 2.1배 늘었다.
발생률을 보면 2형 당뇨병 환자는 인구 10만 명당 27.6명에서 60.5명으로 2.2배 뛰었다. 1형 당뇨병 환자는 인구 10만 명당 3.0명에서 3.8명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성별로는 1형은 여성에서 26% 더 많았고, 2형은 남성에서 17% 더 많았다. 환자를 특정 연령대로 나누고 2008년 대비 2021년 발병률을 살펴봤더니 1형 당뇨병은 영·유아기(0∼5세)에서, 2형은 청소년기(13∼18세)에서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1형 및 2형 당뇨병 유병률 변화 및 성차간 위험도. 사진 질병관리청
소득에 따른 격차도 뚜렷했다. 저소득층(의료급여 수급자)은 중·고소득층(건강보험 가입자)보다 1형 당뇨병은 2.9배, 2형 당뇨병은 3.7배 더 많이 발생했다. 또 2형 당뇨병은 저소득층 14세 미만 어린이에게서 5.1배 더 많이 발생했다.
젊은 층의 2형 당뇨병 급증은 소아·청소년 비만 인구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최근 10년(2012~2021년)간 꾸준히 늘었고, 비만율은 19.3%(2021년 기준)였다.
연구를 수행한 김화영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내분비대사) 교수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소아·청소년 비만 급증이 2형 당뇨병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소아·청소년의) 서구화된 식습관, 신체활동 부족, 고칼로리·고당 식품 섭취가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합병증·중증도 위험이 더 커지는 만큼 가정과 학교에서 비만 아동의 생활습관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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