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축구는 카스트로프 가세, 韓 농구국대 '문세종'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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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종의 아들 재린 스티븐슨. [사진 스티븐슨 소셜미디어]

지난 26일 한국 축구대표팀이 한국 어머니와 독일 아버지를 둔 미드필더 옌스 카스트로프(22)를 전격 발탁한 가운데, 한국농구대표팀이 귀화를 추진 중인 포워드 재린 스티븐슨(20)에 관심이 쏠린다.

스티븐슨의 특별 귀화는 이미 지난해부터 추진 중이며, 진척은 더디지만 현재진행형이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26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특별 귀화 심의 통과가 우선이다. 이후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 최종 심사도 거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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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종과 재린 스티븐슨, 문태종 아내 니콜(왼쪽부터). [사진 스티븐슨 소셜미디어]

스티븐슨은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농구에 금메달을 안긴 귀화 선수 문태종(50)의 차남이다. 한국 어머니와 미국 아버지를 둔 문태종은 2011년 한국에 특별 귀화했다. 스티븐슨은 할머니가 한국인이다. 쉽게 표현하자면 그에게 한국인 피 25%가 흐르는 셈이다.

2005년생인 스티븐슨은 문태종이 2010년부터 9시즌간 한국프로농구(KBL)에서 뛸 당시 서울과 인천 등에 거주해 한국 문화를 잘 안다. 스티븐슨은 어릴적 동네에서 한국 친구들과 농구를 했고, 한국 음식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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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종의 아들 재린 스티븐슨. [사진 스티븐슨 소셜미디어]

스티븐슨은 미국 앨라배마대 소속으로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무대를 뛰었다. 지난 2023년엔 미국 매체 ESPN이 같은 나이대 포워드 중 전체 1위로 선정했을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 받았다. 출전 시간이 줄자 올해는 농구 선수 출신 어머니(니콜)의 모교 노스캐롤라이나대로 옮겨 뛰고 있다.

농구대표팀이 스티븐슨을 주목하는 이유는 높이와 파워를 보강해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릴 적임자라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은 이달 아시안컵 8강에서 중국에 패해 중도 탈락했다. 이현중, 여준석 등 ‘황금세대’로 불리며 주목 받는 선수들이 나섰지만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 했다. 스티븐슨은 스피드가 좋은 포워드다. 3번과 4번 뿐만 아니라 장신(2m7㎝)이어서 5번(센터)로도 뛸 수 있다.

귀화 선수들이 즐비한 아시아 내 여러 경쟁국과 달리 한국은 특별 귀화 선수 라건아가 지난해 태극마크를 반납한 이후 이렇다 할 대체재를 구하지 못 하고 있다. KBL에서 뛴 코피 코번(자메이카), 게이지 프림(미국) 등의 귀화를 타진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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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안준호 농구대표팀 감독(오른쪽 세 번째)이 스티븐슨(가운데)과 가족을 방문해 특별 귀화를 논의했다. [사진 대한민국농구협회]

지난해 미국에서 스티븐슨을 만나고 온 안준호 한국 대표팀 감독은 “당시 태극마크를 제의하자 스티븐슨은 ‘매우 관심 있다’고 했다. 문태종도 아들의 한국행에 긍정적이었다”고 전했다.

안 감독은 아시아컵에서 전면 강압 수비와 신속한 트랜지션(공수전환), 누구나 외곽슛을 쏘는 팀으로 팀으로 변모 시켰다. 스티븐슨은 한국 농구의 장점을 증폭 시킬 수 있다. 팬들은 ‘태종대왕’ 문태종의 대를 이어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스티븐슨에게 ‘문세종’이라는 한국식 이름까지 정해줬다.

다만 스티븐슨이 농구대표팀에 합류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특별 귀화 절차를 통과하려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와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핵심은 ‘스포츠 분야의 우수능력자의 경우 평가 기준 6개 중 2개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는 법무부 규정이다. 농구협회는 ‘최근 3년 내 올림픽 등 권위 있는 국제대회 8강 이내 입상’ 기준과 관련해 지난해 스티븐슨이 NCAA 64강 토너먼트 8강전에 출전해 19득점한 이력을 제출할 예정인데, 체육회와 법무부가 이를 어떻게 해석할 지가 관건이다.

스티븐슨이 향후 NCAA에 안착하고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한다면, 귀화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속도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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