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재용·최태원·젠슨 황 ‘반도체 어벤저스’ 한자리에 모였다
-
2회 연결
본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젠슨황 엔비디아 CEO, 최태원 SK 회장(왼쪽부터)이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1위, 메모리 반도체 1·2위, 반도체 장비 2위 업체 수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비지니스 라운드테이블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 행사에서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개리 디커슨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CEO가 행사 전 둘러서서 대화하는 사진은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 AI 가속기(엔비디아)와 AI 메모리(SK하이닉스, 삼성전자)를 점령한 3인에 세계 2위 반도체 장비 업체(AMAT) 수장까지, ‘반도체 어벤저스’의 만남이어서다. 한·미 첨단 제조업 협력의 한복판에 반도체가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한미 반도체 공급망은 강점을 기반으로 한 공생구조”라며 “한국산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미국의 AI 경쟁력 확보에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며 ‘첨단 반도체’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한·미 반도체 업체는 미·중 기술 경쟁과 관세 폭풍 속에, 각자 해법을 위해 서로가 필요하다. 엔비디아는 트럼프 행정부에 중국 매출의 15%를 약속해가며 중국 전용 AI 가속기 H20의 수출 허가를 받았음에도, 정작 중국 당국의 ‘공공부문 H20 사용 금지령’에 부딪혔다. 화웨이 등 자국 AI 반도체를 키우려는 중국의 견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새로운 중국용 가속기를 만들어 수출하려 하는데, 미·중 양국 정부의 허가가 관건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공급 계획도 함께 요동치게 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테슬라 칩 위탁생산과 애플 이미지센서 칩 수주로 반등의 기회를 얻었으나, 주력인 메모리에서 중국 저가 업체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매출의 70%를 미국에서 올린 SK하이닉스는 HBM4 등 후속 세대에서도 선두를 지키며 엔비디아 등 주요 미국 고객사와 계약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야 한다.
이날 이 대통령은 “SK, 삼성 등이 미국 내 패키징과 파운드리 팹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말했으나 양사나 반도체 부문의 구체적인 추가 투자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미국의 반도체 정책은 격변 중이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칩스법 보조금을 관리하는 비영리단체 냇캐스트(Natcast)로부터 74억 달러 보조금 관리 권한을 회수한다고 밝혔다. 전임 바이든 정부는 ‘미국산 반도체’ 정책을 위해 민관 컨소시엄인 국립반도체기술센터(NSTC)를 세웠고, 그 운영과 보조금 관리를 비영리단체 냇캐스트에 맡겨 왔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