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통일교로부터 억대 불법 정치 자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27일 김건희 특검팀에 출석한다. 연합뉴스

‘통일교·국민의힘 유착 의혹’ 핵심 당사자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오늘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출석해 조사받는다. 특검팀은 통일교·국민의힘 유착 의혹이 “종교와 정치는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정신을 어긋나는 중대 범죄”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검팀은 26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27일 오전 10시 권 의원을 피의자로 소환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5일 윤영호(48·구속)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1억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2022년 2월과 3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금품이 담긴 쇼핑백을 받은 의혹도 있다. 특검팀은 권 의원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권 의원을 상대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여부와 함께 대선 자금 사용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과 만난 직후 “약소하나마 후보님(윤석열 전 대통령)을 위해 써달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다이어리엔 ‘큰 거 1장 support’라는 메모를 남기면서다. 윤 전 본부장과 권 의원의 만남은 윤정로 전 세계일보 부회장 주선으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7월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날 법원은 도주의 우려 등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뉴스1

특검팀은 비슷한 시기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가 통일교 관련 정책을 국가정책으로 추진하고 여당 및 청와대(현 대통령실)에 통일교 인사를 등용하는 조건으로 통일교 인적·물적 자원으로 대선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제안했다고 의심한다. 당시 권 의원은 대선 캠프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을 맡았다가 사퇴했다.

권 의원이 한 총재의 600억원대 원정도박 의혹 관련 수사첩보를 통일교 측에 유출했다는 의혹도 있다. “윤핵관이 수사 첩보를 알려줬다”는 취지의 윤 전 본부장 육성 파일을 특검팀에서 확보하면서다. 2022년 10월쯤 권 의원이 윤 전 본부장에게 수사 첩보를 전달했고, 윤 전 본부장이 관련 증거 인멸 지시를 내렸다는 게 특검팀 의심이다.

권 의원은 통일교 유착 의혹에 대해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특검 측이 주장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결백하다. 그렇기에 당당하다”며 “이재명 정부의 표적 숙청 시도 역시 반드시 극복해 내겠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통일교가 2023년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에 개입했다고 의심 중이다. 윤 전 본부장과 건진법사 전성배(64)씨가 특정 후보 당선을 위해 통일교 교인 집단 당원 가입을 주도했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통일교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의원을 당 대표 당선을 위해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초 이들은 권 의원의 당 대표 당선을 위해 공모했지만, 권 의원 출마 선언으로 목표를 바꿨다는 게 특검팀 판단이다. 최근 윤 전 본부장은 특검팀에 “권 의원이 당 대표 후보 출마를 포기하자, 김기현 의원의 당 대표 당선을 도왔다”고 진술했다. 또 2023년 2월 윤 전 본부장과 전씨가 주고받은 메시지에서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조수진·장예찬으로 정리”라는 내용이 발견됐다.

특검팀은 통일교의 전당개입 의혹 배후에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있는지 수사 중이다. 2022년 11월 전씨가 윤 전 본부장에게 “윤심은 권(성동)”이라고 밝히는 등 관련 정황이 드러나면서다. 김 여사 측은 “윤 전 본부장과 전씨 사이의 일방적인 대화이지, 김 여사는 몰랐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