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 기자

가정폭력을 일삼다가 부부 동반 모임에서 아내를 살해한 40대 남성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정승규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49)에게 1심과 같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과 사이에서 자녀를 낳고 18년을 함께 살아온 배우자일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전 혼인 관계에서 낳은 두 자녀까지 따뜻하게 돌보며 양육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평소 지나친 음주 습관으로 매우 고마운 존재인 피해자와 자녀를 수시로 폭행했고 살인 범행에 이르렀다”며 “지인들이 범행을 목격했는데도 수사 단계에서 범행을 부인하다가 검찰 조사 말미에야 자백해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피해자의 유족은 깊은 슬픔과 정신적 고통에 빠져 있고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라며 “다만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검찰 조사에서 자백한 뒤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2월 1일 오후 9시 30분께 인천시 남동구 자택 거실에서 아내 B씨(51)를 수차례 폭행하고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이웃 지인들과 부부 동반 모임을 하면서 술을 마시던 중 B씨가 아들 체벌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자 말다툼을 벌였다.

B씨는 이후 다른 여성들과 함께 집 밖으로 잠시 자리를 피했다가 돌아와 다시 양육 문제를 언급했고, A씨는 이에 화가 나 상을 뒤엎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