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런 차 노려서 쾅, 수억 뜯었다…'악몽의 교차로' 만든 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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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대표 교통 요지인 공업탑로터리 등 주요 도심 교차로에서 고의 교통사고를 내고 억대의 보험금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울산경찰청은 27일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20대 A씨를 구속하고, 공범 35명을 입건해 검찰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10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2년간 공업탑로터리를 중심으로 태화로터리 등 울산 도심 주요 회전교차로에서 29차례 고의 사고를 일으켜 보험사들로부터 총 2억1000여만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울산 공업탑로터리. 사진 울산시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친구와 동네 선·후배 등 지역 기반 인맥을 동원해 범행을 조직적으로 벌였다. 이들은 번갈아 차량을 몰며 운전자와 탑승자 역할을 바꿔가며 범행에 가담했다. 렌터카나 자신들의 차량을 이용해 서로 사고를 내기도 했으며, 차선을 걸치거나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이 보이면 옆으로 바짝 붙어 일부러 접촉사고가 난 것처럼 꾸몄다. 경미한 사고에도 병원에서 허위 진료를 받아 합의금을 높이는 방식으로 보험금을 가로챘다.
특히 A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고액 알바’, ‘단기 알바’ 등의 글을 올려 공범을 모집했다. 울산뿐 아니라 경기도에서도 유사한 범행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보험사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아 블랙박스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이들의 범행을 입증했다.
범행의 무대가 된 공업탑로터리는 울산 산업화를 기념하는 상징물이지만, 최근 몇 년간 전국에서 고의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한 교차로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국무조정실·울산시에 따르면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3년간 이곳에서만 43건의 고의사고가 발생했다. 지급 보험금만 1억4000여만원에 달한다. 공업탑로터리는 문수로·삼산로·봉월로·두왕로·수암로 등 5개 도로가 합류하는 구조로, 차량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며 원하는 진출입로로 빠져나가기 위해 여러 차례 차선을 바꿔야 한다. 하루 평균 1만2000대가 넘는 차량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에는 혼잡이 극심하다. 초행 운전자는 제때 차선을 찾지 못해 두세 바퀴를 도는 경우가 흔하다. 보험 사기범들은 이런 구조적 특성을 악용해 운전이 미숙해 보이는 차량 옆에 붙어 가볍게 충돌을 유도했다.
정상진 울산경찰청장은 “보험사기는 서민경제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고의 교통사고와 같은 불법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겠다. 시민들도 블랙박스 영상 확보와 신속한 신고로 수사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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