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장동혁 “미래로” 말했지만…최고위선 “당원게시판 조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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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처음으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전당대회는 끝났다”며 “과거의 옷을 벗고 미래로 나아가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여파로 ‘한동훈 지도부’가 붕괴한 이후 약 8개월 만에 새로 출범한 ‘장동혁 지도부’는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장 대표는 “(당원과 국민의 요구는) 거대 여당을 견제하고 이재명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면서 유능한 모습을 보이라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먼저,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목소리를 담아 더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민생 정당으로 거듭나겠다. 국민의힘 당원 모두가 하나가 돼 앞으로 전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8·22 전당대회 기간 내내 반탄(탄핵 반대) 대표 주자로서 “내부총질자 척결”을 주장하며 찬탄(탄핵 찬성) 진영을 강도 높게 비판했던 장 대표는 막상 첫 회의에선 이처럼 ‘미래’와 ‘화합’을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을 참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장 대표는 최근 불거진 ‘국민의힘 분당설’에도 선을 그었다. 정치권에선 장 대표가 선출되자 한동훈 전 대표를 주축으로 한 찬탄 진영이 신당 창당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해야 할 일은 당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자유 우파 시민과 연대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여 투쟁을 위해 분열보다는 통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그간 선명성을 강조해왔지만 이제 대표가 된 만큼 당 전체를 아우르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전략적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엔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참석했다. 의총장에는 장 대표와 함께 경선을 치르며 충돌했던 찬탄 주자 조경태·안철수 의원도 참석했다. 장 대표는 “기대도 있고 우려도 있다는 걸 잘 안다”며 “여당 견제를 하고 이재명 정권과 맞서 싸우는 일에만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후 이어진 비공개 의총에서는 대여 투쟁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고 한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대표를 예방해 이재명 대통령이 보낸 축하난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반탄과 찬탄 진영 간 내홍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을 통합해내고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할 대표가 갈등을 조장하고 분열을 야기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우리 모두는 혹시나 진행되고 있거나 앞으로 있을 레밍 신드롬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장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다수의 의견은 옳고 그름 상관없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아주 참혹하고 불행한 사례들을 남겼다”며 “결국 희대의 독재자 살인마 히틀러를 지지하고 정당화해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참극이 벌어진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자 장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일일이 대응할 필요 없다”면서도 “적절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면 할 수 있는 결단을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해당 행위를 하는 발언이 계속될 경우 당 중앙윤리위원회 등을 통한 징계 검토가 가능하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임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신임 지도부가 충돌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강성 반탄파인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해 “시급한 건 내부를 향한 총격과 해당 행위를 근절하는 것”이라며 “당원 게시판 조사는 당무감사와 함께 반드시 진행돼야 할 것”라고 말했다. 당원 게시판 논란은 지난해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기간 잇따라 게시판에 올라온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방 글의 작성 주체가 한 전 대표와 그 가족이란 의혹이다. 그러자 친한계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은 “당 내부에 의견 차이가 있다면 배제가 아닌 더 많은 대화와 소통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장 대표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축하 난 전달하기 위해 찾아온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났다. 하지만 첫 대면부터 날 선 발언이 나왔다. 이날 국민의힘이 추천한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비상임위원 선출안이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정무수석께서 난(蘭)을 들고 오는 와중에 본회의장에선 난(亂)이 일어났다”며 “정부가 야당과 협치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실 것을 강력하게 요구드린다”고 했다. 이에 우 수석은 “이 대통령은 야당과의 대화를 중시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협치에 대한 생각을 갖고 계신다”고 답했다.
장 대표는 이날 대표 비서실장에 박준태 의원(비례·초선)을 임명하는 첫 당직 인선도 했다. 1981년생으로 국회 보좌관 출신인 박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위원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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