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홈플러스 인수 과정’부터 다시…금융당국, MBK 추가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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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찾아 현장조사 착수

홈플러스 사태 해결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MBK파트너스에 대한 추가 조사에 착수했다. 홈플러스 인수 과정과 경영 전반에 대한 의혹을 다시 조사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7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전부터 MBK파트너스 본사에 인력을 투입해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3월 MBK파트너스 경영진이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준비하면서, 단기 채권을 발행했다며 관련 내용을 검찰에 통보했었다. MBK파트너스가 경영 악화로 홈플러스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숨긴 채 단기 채권을 발행한 것은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재조사에서 금융당국은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과정에 대한 의혹 전반을 추가로 살펴볼 예정이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영국 테스코에게 홈플러스 경영권을 국내 인수·합병 역사상 최고가인 7조2000억원에 사들였다. 인수 자금 중 2조7000억원을 홈플러스 부동산 담보로 대출받아 조달하는 차입인수(LBO·레버리지드 바이아웃) 방식을 택했다. 홈플러스가 가진 1조3000억원가량의 기존 채무까지 그대로 승계하는 조건인데, 인수액의 절반이 넘는 4조원을 결국 빚으로 채웠다는 비판이 나왔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인수 후 일부 매장을 매각 후 재임차(세일즈앤리스백) 방식도 택했다. 홈플러스 핵심 자산을 팔아 인수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MBK파트너스는 인수 자금을 쉽게 마련했지만, 점포 임차료가 늘어 홈플러스 경영에는 부정적이었다. 이런 무리한 차입인수로 홈플러스 신용등급은 줄줄이 하향됐고, 결국 기업회생절차 신청까지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를 위한 펀드 투자자(LP)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차입인수 내용을 제대로 설명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볼 예정이다”라면서 “결국 무리한 인수 자금 마련이 경영 악화의 원인이 됐는데, 투자자들에게 이런 부분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이 없었다면 불공정 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이미 검찰 통보까지 했던 사안을 다시 끄집어내 재조사에 들어간 것은 지지부진한 홈플러스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15개 점포를 폐점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밝히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3월에는 홈플러스 단기 채권 발행 과정의 문제만 일단 빠르게 확인해 검찰에 통보한 것이고 인수 과정 의혹에 대해서는 결론을 못 내렸다”면서 “이번에 이 부분을 좀 더 집중적으로 보기 위해 재조사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MBK파트너스 재조사에는 이찬진 신임 금감원장의 의중도 반영됐다. 이 원장은 최근 내부 회의에서 금감원의 지난 3월 MBK파트너스 검사가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취임식에서도 “금융권의 소비자 보호 실태에 모니터링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필요하면 감독·검사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원장은 특히 과거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 때 “(국민연금이) MBK 파트너스에 투자하거나 위탁운용사로 선정하는 것은 가입자인 국민에 대한 배임 행위”라며 비판적 입장을 드러낸 전력이 있다. 앞서 지난 21일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국회에서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감독 당국 조치가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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