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대 외국인 타자 최초로 50홈런에 도전하는 삼성 디아즈. [사진 삼성 라이온즈]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거포 르윈 디아즈(29)가 역대 외국인 타자 최초로 50홈런 고지에 오르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디아즈는 지난 2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42호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 24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0홈런 고지에 등정한 뒤 바로 다음 경기에서 홈런포를 추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는 올 시즌 홈런 부문에서 압도적인 리그 1위다. 지난 26일 기준으로 2위 패트릭 위즈덤(KIA 타이거즈·30개)과 11개 차로 독주 중이다. 홈런왕은 사실상 예약했고, 남은 경기에서 몇 개의 타구를 더 담장 밖으로 넘길 지가 관건이다.

역대 KBO리그 타자 중 한 시즌 홈런 50개 이상을 때려낸 선수는 이승엽(1999년 54개·2003년 56개), 심정수(2003년 53개), 박병호(2014년 52개·2015년 53개) 등 3명이 전부다. 외국인 타자는 없었다. 올 시즌 120경기에서 홈런 41개를 기록한 디아즈가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산술적으로 49.2개까지 가능하다. 디아즈 특유의 ‘몰아치기 본능’이 살아난다면, 50홈런 대기록에 도전해볼 만하다. 실제로 그는 지난 15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26일 두산전까지 10경기에서 4개의 아치를 그렸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디아즈는 한 번 분위기를 타면 계속 (홈런을) 치는 선수다. 충분히 50홈런을 달성할 만한 능력이 있다”고 기대했다.

KBO리그를 거쳐 간 외국인 타자를 통틀어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48개다. 지난 2015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뛴 야마이코 나바로가 작성했다. 지난해 홈런왕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이 기록 경신에 도전했지만 46개로 마쳐 뜻을 이루지 못 했다. 디아즈는 10년 묵은 나바로의 기록을 뛰어넘을 1순위 후보다.

지난 시즌 도중 대체 선수로 삼성에 합류한 디아즈는 올해 총액 8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11명 중 몸값 기준 10위에 해당한다. 올해 KBO리그에 데뷔한 외국인 타자 3명 중 위즈덤과 제이크 케이브(두산)가 100만 달러, 에스테반 플로리얼(전 한화 이글스)이 85만 달러에 각각 사인했다. 그런데 이들보다 적은 돈을 받은 디아즈가 홈런·타점·장타율을 휩쓸고 있다.

디아즈 역시 신기록 도전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인다. 소속팀 삼성이 중위권에서 치열한 5강 싸움을 벌이는 상황이라 디아즈도 시즌 막바지까지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내 이름이 KBO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면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 될 것 같다”면서 “쉽지 않은 기록이지만, 끝까지 열심히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