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파크골프 프로 되려고, 프로골퍼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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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팔현파크골프장에서 동호인들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파크골프는 작은 공원에서도 즐길 수 있는 변형 골프다. [뉴스1]
지난 20일 반포천과 한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서울 동작구 동작 파크골프장을 찾았다. 오전 11시에 이미 기온이 섭씨 30도를 훌쩍 넘겨 주변 한강공원엔 달리기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드물었다. 하지만 지난 4월 문을 연 동작 파크골프장은 예외였다. 9개의 홀마다 40대~70대 동호인이 서너 명씩 짝을 이뤄 경기를 즐겼다. 이용자가 많다 보니 해가 긴 여름엔 아침 저녁으로 운영 시간을 2시간씩 늘렸다.
동호인 허참화(70) 씨는 “친구와 수다 떨면서 잔디를 거닐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하루에 4시간 넘게 칠 때도 있다”며 미소 지었다. 박용준(74) 씨는 “파크골프장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과 친구가 되는 경우도 많다”며 “과거엔 골프를 쳤는데 이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파크골프가 더 좋다”고 말했다.
파크골프는 말 그대로 ‘작은 공원에서도 즐길 수 있는 변형 골프’다. 골프와 닮았지만 다르다. 티샷부터 퍼트까지 클럽은 단 1개만 사용한다. 볼은 야구공보다 약간 작다. 쇼트홀(파3)은 최소 40m, 롱홀(파5)는 최대 150m로 짧고 간단해 1시간이면 경기를 마친다. 카트도 커다란 캐디백도 필요 없다.
권대현(74) 대한파크골프협회(KPA) 부회장은 “경기장 입장료는 적게는 3000원부터 많아도 8000원 정도다. 지역 주민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지자체도 많다”며 “저렴하고 재미있게 건강을 증진하면서 친구도 사귈 수 있다”고 파크골프의 매력을 설명했다.
지난 1983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시작한 파크골프는 1998년 보광 휘닉스파크와 진주 상락원 노인복지관이 소규모 경기장을 조성하며 국내에 진출했다. 지금은 전국에 파크골프장이 423곳에 이른다. 유휴지를 활용할 수 있고, 노인 복지에 유용하고, 관광객 유입 효과도 있어 지자체도 파크골프장 건설에 적극적이다. 수년 내에 국내 골프장(525개) 숫자를 추월할 전망이다.

파크골프 한정판 클럽 골드 클래식. [사진 혼마골프]
KPA 등록 회원은 지난 2017년 1만6000여명에서 올해 20만명으로 늘었다. 연간 40~50%씩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미등록 동호인 규모는 약 30만~50만 명으로 추산된다. 관련 산업도 쑥쑥 크고 있다. 혼마 파크골프채 한국 총판을 맡고 있는 구병두 부사장은 “280만원선인 최고가 제품이 출시하자마자 모두 팔려나갔다. 지금은 그 아래 단계인 4성급 제품도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크린 파크골프장, 일본·중국·태국 등으로 떠나는 파크골프 해외 투어 상품 등도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도자, 심판, 강사 등 관련 일자리가 늘다 보니 대학들도 관심을 보인다. 영진전문대는 지난 2022년 국내 최초로 파크골프경영과를 개설했다. 경북전문대는 내년부터 힐링스포츠경영학과를 파크골프학과로 바꿔 신입생을 모집한다. 동국대와 가천대는 파크골프 최고위 과정을 운영 중이다.
내년 프로리그 출범을 선언한 한국프로파크골프협회(KPPGA)는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경기도 포천시 한여울파크골프장에서 ‘파크골프 프로 테스트’를 실시한다. 전영창 KPPGA 수석부회장은 “접수 이틀 만에 158명이 지원했다. 1947년생 원로부터 1999년생 젊은피까지 세대도 다채롭다. 지원자 중에는 프로 골퍼 출신도 있다”고 말했다.
조영석 KPA 사무처장은 “근래 들어 파크골프를 즐기는 연령이 빠르게 젊어지는 추세”라며 “대학팀과 중고교 팀을 만들어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에 합류하는 게 중장기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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