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정기국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28일 이재명 정부 첫 정기국회를 앞두고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는 전날까지 고조됐던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전날(27일) ‘검찰개혁’ 각론에 대한 이견으로 민형배 당 검찰정상화특위 위원장이 “좀 너무 나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공개 저격했던 만큼, 당정 이견이 다시 불거질지가 이날 행사 초미의 관심사였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3시쯤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법무부 산하에 둬야 한다는 의견에 변화가 없느냐. 당정 이견이 있느냐’ 등의 질문에 정 장관은 “이견은 없다”며 “입법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 결정을 잘 논의해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5~26일 국회에서 “중수청·경찰·국가수사본부가 행안부 밑으로 들어가면 1차 수사기관 권한이 집중된다.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데 비하면 몸을 낮췄다.

정 장관은 의원들과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정 장관은 정청래 대표가 “어려운 발걸음을 하셨다”며 인사를 건네자 “과천(법무부)보다 여의도(국회)가 훨씬 편하다. 난 여의도가 익숙하다”고 손을 맞잡았다. 상임위별 토론 뒤엔 “의원들과 법 얘기는 안 했다. 민형배 의원 발언도 기분 나쁘지 않다”며 “함께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 위해 애썼는데, 내가 그리 속 좁은 사람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상임위별 토론을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검찰개혁 4법에 대해 정성호 장관과 함께 논의한 결과, 당정이 충분히 논의해 이견이 없도록 정리하기로 결의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강경파 의원들은 정 장관을 종일 압박했다. 박주민 의원은 정 장관 행사 참석 즈음 “검찰청은 공소청·중수청으로 분리하고, 중수청은 법무부 산하에 두지 않는다. 공소청으로 전건 송치는 안 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민형배 의원은 이 글을 공유한 뒤 “검찰개혁 제대로 해야죠. 박 의원이 잘 정리해주셨다”고 거들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당정의 이견 분출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평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지금 검찰 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당 일각에서 정 장관을 향해 '검찰 논리에 포섭됐다'고 비난하는 현상을 의식한 듯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것은 하지 말고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원팀. 원보이스”를 강조했다. 정청래 대표는 “당정대가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했고,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정책위는 정기국회에서 민생(102건)·성장(39건)·개혁(44건)·안전(39건) 등 224건의 법안을 중점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개혁과 관련해선 ‘검찰청 폐지법, 공소청 설치운영법,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운영법’을 공식화해 일단은 검찰청 명칭은 없애는 쪽에 무게를 뒀다.

이날 행사 첫 연사로 나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작은 약속을 크게 이행해야 한다”는 취지의 영어 표현인 ‘언더 프라미스(Under-promise), 오버 딜리버리(Over-delivery)’를 강조했다. 김 실장은 “약속은 가볍게 하지 말고 성과는 무겁게 지켜야 한다. 중(中)균형에서 해법을 찾자”고 말했다고 한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김민석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을 포함해 의원 166명 전원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등이 현장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