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20년간 생명 지킨 등불 적십자…앞으로도 그 불 지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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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 마지막 봉사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달리겠습니다.”
이달 취임 2주년을 맞은 대한적십자사 김철수(81) 회장의 말이다. 소화기내과 전문의이자 양지병원 이사장인 그는 대한병원협회장, 대한노인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봉사와 나눔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는 철학으로 적십자를 이끌고 있는 김 회장을 지난 26일 만났다. 그는 “적십자는 지난 120년간 생명을 지키는 등불이었고 앞으로도 그 불을 지켜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김 회장과의 질의응답.

지난 26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서울 사무소에서 만난 김철수 회장. 김 회장은 취임 직후 전국의 모든 직원들이 사용하는 명함에 “봉사하는 사람은 항상 행복합니다”라는 글귀를 넣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제공
- 적십자사 회장직을 맡기 전부터 봉사와 기부를 오래해왔는데.
- 어린 시절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힘든 환경에서 자라면서 이웃의 어려움을 깊이 이해하게 됐다. 양지병원을 운영하면서 내가 받은 도움을 사회에 돌려주고자 2018년 ‘따뜻한 마음 후원회’를 만들었다. 저소득 환자 치료비 지원, 탈북 학생과 다문화 자녀 장학사업 등을 이어왔다. 민주평통 의료봉사단의 단장으로 10년째 의료봉사를 해왔다. 나누면 스스로 충만해지고 오히려 건강해진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 지난 2년간 기억에 남는 성과는.
- 그간 적십자사의 인도주의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기반 마련에 가장 공들여왔다. 먼저 대한적십자사 120년 역사상 처음으로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 유공 정부 포상이 제정됐다. 그간 적십자를 지탱해온 봉사원ㆍ헌혈자ㆍ기부자의 헌신을 국가가 인정했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었다. 둘째는 ‘누구나진료센터’를 열어 외국인 노동자, 이주민, 도서 지역 어르신 등 의료 취약계층을 지원하게 됐다. 지속가능한 공공의료 기반을 만든 것이다. 셋째는 전국 지자체의 재해구호물자 관리 업무를 수탁받아 재난 대응 역량을 강화한 것이다. 또 서울 명동 서울사무소 주차장을 카페, 전망대가 있는 복합주차건물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인근 주차난을 해소하며, 수익은 적십자의 활동 재원이 될 전망이다. 자산을 활용해 공공성을 높이고 발전 기반을 조성한 것이다.
- 다양한 사회 활동으로 쌓은 네트워크가 적십자사 업무에 도움이 됐을 것 같다.
- 취임 직후 ‘미래발전위원회’를 꾸려 내부와 외부 전문가 의견을 두루 수렴했고, 각국 적십자의 사례를 분석해 발전 방향을 마련했다. 의료계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병원장 등 주요 보직에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의료인을 세워 전문성과 운영 효율성을 동시에 강화했다. 그 결과 코로나 전담병원 해제 직후 630억 원에 달했던 손실을 244억으로 줄였고, 진료 수입 11% 증가, 병상 이용률 10% 상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내가 먼저 아내와 함께 아너스클럽(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에 함께 가입했고, 이후 96명의 새 회원을 모셨다.
- 산불, 호우 등 기후 재난이 잦아졌다.
- 산불, 집중호우 같은 극한 재난은 기후변화에서 비롯된 복합 위기다. 앞으로 더 자주, 극심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본다. 재난 현장에 119 다음으로 적십자사 봉사단원이 달려가고, 가장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킨다. 올해 재난대응의료팀(ERU)을 발족해 피해 지역에 의료 인력을 신속히 투입하고, 응급 진료와 구호물품 지원, 감염병 예방 활동, 심리적 외상 지원까지 병행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앞으로는 재난 예측, 즉각 대응, 재난 이후 회복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지원 체계를 완성해 나가려 한다.
- 해외 재난 현장에서도 적십자가 늘 한국을 대표해 활약하고 있다.
- 지난 2년간 튀르키예 지진, 우크라이나 전쟁 등 19개국에 778억 원 규모를 지원했다. 이제는 단순 지원을 넘어 국외 사무소 설치와 현지 구호물자 제작ㆍ비축을 추진해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려 한다. 또한 민관 협력과 ESG 연계 사업을 확대해 국제사회에서 인도주의 난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싶다.
- 최근 치매 예방, 자살 예방, 다문화 가정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 시대와 상황이 변화하고 있기에, 그 변화에 맞춰 새로운 인도적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우리 사회 인구변화에 따라 나타난 3가지 이슈가 바로 치매, 다문화이주민, 자살 인구 증가다. 치매 예방 사업은 ‘기적(기억을 지키는 적십자)’이라는 이름으로, 다문화 지원은 ‘올 투게더’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청소년 자살예방에도 앞장서고 있다. 전국에서 치매 인식 개선 교육과 배회감지기 보급을 진행했고, 다문화 이주민 학교 ‘다같이학교’를 운영하고, 졸업생들이 봉사 모임을 만드는 성과도 있었다. 청소년 대상 자살 예방 교육과 캠페인도 전국으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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