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올 상반기 자살자, 1년새 8.5% 급감…'베르테르 효과&a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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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생명존중 캠페인 행사에서 참석자가 종이 비행기에 응원 메시지를 적고 있다.뉴스1
올해 상반기 자살로 숨진 사람이 전년 동기보다 8.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간 가파르던 자살 증가세가 꺾이는 양상이다. 여기엔 베르테르 효과(유명인 죽음에 동조하고 이를 모방하는 경향), 코로나19 영향 등이 줄어든 게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28일 생명존중희망재단·통계청에 따르면 올 1~6월 자살 사망자 수는 7067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7720명·잠정치)보다 8.5% 적고, 2023년 상반기(7142명)와 비교해도 1.1% 줄었다.
연간 자살 사망자가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지난해는 연초부터 자살 관련 통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특히 청장년 남성들이 크게 흔들렸다. 자영업 위기 같은 경기 악화, 고(故) 이선균 씨 사망(2023년 12월) 등이 겹쳐진 여파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들어선 달라진 기류가 뚜렷하다. 남성(-9.8%), 여성(-5%) 모두 1년 전보다 극단적 결과가 감소했다. 하반기까지 지켜보긴 해야 하지만, 자살 사망자가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여전히 자살 수치가 높은 편이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시그널로 볼 수 있다"면서 "이전까지 두드러진 유명인 사망에 따른 베르테르 효과가 줄어든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들어 배우 김새론 씨 등이 숨졌지만, 소셜 미디어나 언론을 통한 재확산이 적은 것으로 풀이된다.
관계 단절에 따른 고독감 등을 부추긴 코로나19의 그늘이 옅어지는 것도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고독 등 코로나19 영향이 둔화하고, 자살 유족 사례관리 등의 정책 강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령별로 보면 10·20대 젊은 층의 자살 사망이 크게 줄어든 편이었다. 다만 고령층 중에선 60·70대 자살은 감소한 반면, 80대 이상은 되레 늘었다.

서울 마포대교에 생명의전화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자살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뒤 관심을 갖고 직접 챙기는 이슈 중 하나다. 복지부는 지난 18일 국회 업무보고를 통해 자살상담전화(☏109) 콜센터 확대, 온라인 자살유발정보 모니터링·차단 강화 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에는 종합적인 자살 예방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불안 요인은 켜켜이 쌓여있다. 가족 해체와 경기 부진 속에 꾸준히 이어지는 가족 살해 후 자살, 동반자살 등이 대표적이다. 제일 비중이 큰 4050 장년층 자살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적극적인 정책 개선과 사회적 인식 변화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자살 1위'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6일 '2025 생명존중 미디어포럼'에 참석한 원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녀 살해 후 자살은 동반자살이 아니라 아동학대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종우 교수는 "정부가 선언적인 대책보다는 자살시도자 응급입원 제도 강화, 고위험군 관리 인력 확충 등 실질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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