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1심 끝나는데 5년8개월…황교안·나경원 '패스트트랙' …

본문

2019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처리를 놓고 여야가 충돌해 무더기로 기소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건 1심 재판이 5년 8개월 만에 종결한다. 그 사이 대선·총선이 각 두 차례, 지방선거가 한 차례 열리는 등 대표적인 재판 지연 사건으로 꼽혀왔다.

17564124188911.jpg

2019년 4월 30일 새벽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여의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위)가 열린 정무위원회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록 기자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장찬)는 지난 11일 특수공무집행방해, 공동폭행, 국회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 26명에 대한 결심공판을 다음 달 15일로 지정했다. 그간 신문한 증인이 워낙 많아 결심 후 선고까지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늦어도 내년 2월 법관 정기 인사 전에는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황 대표 등은 2019년 4월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직선거법 개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처리를 저지하려다 빚어진 여야 충돌로 2020년 1월 기소됐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황교안 대표 및 나경원 원내대표 등 현직 의원 23명, 당직자·보좌진 3명 등 총 27명이다. 이 중 고(故) 장제원 의원은 공소기각됐다.

17564124190933.jpg

2019년 4월 26일 새벽 국회 의안과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이 패스트트랙 지정안건 법안제출을 위해 의안과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쪽에선 당시 공동폭행 등 혐의로 박범계 의원 등 5명과 당직자·보좌진 5명 등 10명이 재판에 넘겨졌고 같은 법원 형사합의 12부(부장판사 김정곤)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같은 충돌로 사건이 넘겨진 만큼, 이 역시 늦지 않게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민주당 쪽 혐의엔 국회법 위반이 없어 상대적으로 판단이 수월하다”고 말했다.

재판 장기화에 “공소취소 부탁하셨죠” 논란도

여야 정치인들이 무더기로 기소된 초유의 사건이었던 만큼 재판 내내 우여곡절이 많았다. 의정활동을 이유로 불출석하기 일쑤였고 이후 각종 선거를 거치며 다른 지방의 자치단체장이 되거나 대선 경선 후보로 신분이 바뀐 정치인이 있었다. 불출석 사유도 “미국에서 1인 시위”(민경욱 전 의원), “건강검진”(김성태 전 비례대표 의원) 등 다양했다.

재판 지연 사이 치러진 두 번의 총선과 한 번의 지방선거에서 당선자는 양당 합쳐 현직 의원이 8명(국민의힘 나경원·김정재·송언석·윤한홍·이만희·이철규 의원, 민주당 박범계·박주민 의원), 시·도지사가 2명(국민의힘 김태흠·이장우)이다. 나경원 의원은 세 차례 모두 출마해 두 차례 낙선 뒤 22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결론 없이 재판이 장기화하면서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터진 적도 있다. 지난해 7월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한동훈 전 대표가 경쟁 상대인 나 의원을 상대로 “(제가 법무부 장관일 때)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해 달라고 부탁하신 적 있으시죠”라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가 결국 사과했다.

국회법 위반 벌금 500만원 이상이면 피선거권 박탈

우여곡절 끝에 종점에 다가오면서 형량도 주목된다. 여야 정치인 모두 적용받는 특수공무집행방해·공동폭행은 집행유예 이상이면 피선거권이 박탈되고, 야당 정치인에게 추가된 국회법 위반 혐의는 벌금 500만원 이상만 확정돼도 박탈된다. 여권보다 야권 정치인들 사법리스크가 더 큰 셈이다.

익명을 원한 국회법 전문 변호사는 “거대 여당을 막기 위한 소수 야당의 불가피한 정치 행위였다는 점이 참작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다만 당시 행동을 주도한 당 지도부에겐 유죄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반면에 야당 정치인은 “사법부가 입법부의 의정활동을 처벌하겠다면 삼권분립이 무너진다”며 “무죄가 나오는 것이 상식”이라고 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4,318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