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런 수묵화는 처음…핑크색 레고로 만든 '몽유도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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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전남 목포시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프레스 오픈에서 레고로 만든 황인기의 '오래된 바람'이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수묵(水墨)을 테마로 한 세계 유일의 국제미술전이 전남 목포시와 진도·해남군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 4회째인 국제수묵비엔날레는 레고 블록으로 재현한 ‘몽유도원도’부터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윤두서의 ‘세마도(洗馬圖)’ 등을 통해 수묵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린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은 29일 “수묵의 세계화를 목표로 한 수묵비엔날레가 30일부터 목포시와 진도·해남군 일원에서 ‘문명의 이웃들(Somewhere over the yellow sea)’이란 주제로 열린다”고 밝혔다. 세계 20개국, 83명의 작가(팀)가 참여한 수묵비엔날레는 오는 10월 31일까지 주 전시관인 목포문화예술회관과 해남 윤선도박물관, 진도 소전미술관 등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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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갑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이 비엔날레 정식 개막에 앞서 지난 27일 전남 목포 문화예술회관에서 프레스 데이를 갖고 주제와 방향성을 소개하고 있다. 뉴스1

올해 수묵비엔날레는 전통 수묵화가 재료나 형식에 따라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 대거 출품됐다. 먹의 농담(濃淡)과 한지 특유의 번짐이 특징인 K-수묵화가 다양한 재료를 만나 현대적인 수묵화로 진화하는 과정도 볼 수 있다.

수묵의 현대화를 표현한 대표적인 작품은 황인기의 ‘오래된 바람’이다. 화가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레고 조각으로 형상화했다. 320X896㎝ 크기의 작품은 검은색 먹 대신 붉은색과 분홍색의 레고 블록을 붙여 독특한 형태로 수묵을 표현했다.

원작인 몽유도원도는 조선 초기를 대표하는 수묵 산수화 중 하나다. 안견이 1447년(세종 29년) 후원자인 안평대군이 도원을 다녀온 꿈 이야기를 듣고 그린 작품이다. 도원(桃源)은 ‘복숭아꽃이 핀 낙원’이란 의미로 도연명의 『도화원기』에서는 이상향 혹은 무릉도원으로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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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갑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이 비엔날레 정식 개막에 앞서 지난 27일 전남 목포 실내체육관에서 프레스 데이를 갖고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뉴스1

일본의 쓰나미를 형상화한 ‘Memory of Waves(파도의 기억)’도 수묵비엔날레의 대표작이다. 몰아치는 파도의 움직임을 통해 수묵의 본질인 ‘변화와 무상함’을 느낄 수 있다. 한자를 이미지화한 일본의 카키쿠마 쿠지는 먹 대신, 검은색 스카치테이프를 오려 붙인 독특한 수묵화를 완성했다.

이번 수묵비엔날레에서는 공재 윤두서(1668~1715)의 ‘세마도’ 진본이 일반에 최초로 공개된다. 세마도는 ‘자화상’으로 유명한 윤두서가 37세 때인 1704년에 그린 수묵화로 321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 전시된다.

관리 두 명이 강에서 말을 목욕시키는 마부를 지켜보는 모습을 담은 작품은 현존하는 국내 말 그림 중 가장 이른 시기에 그려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해남의 고산 윤선도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세마도는 그동안 학계 논문이나 도록에서 일부 이미지로만 소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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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재 윤두서의 '세마도'. 뉴시스

윤선도박물관에서는 세마도 외에도 윤두서의 자화상과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산수도’ 등도 전시된다. 수묵비엔날레는 2018년 첫 개최 때 29만명을 시작으로 2회(2021년) 40만명, 3회(2023년) 43만명 등 112만명이 다녀갔다.

수묵비엔날레 홍보대사인 영화배우 김규리의 수묵작품 특별전 ‘김규리의 묵상’도 비엔날레 기간 전남도청 갤러리에서 전시된다. 영화 ‘신명’과 ‘미인도’ 등에 출연한 김규리는 ‘먹과 나’, ‘먹과 생명’, ‘먹의 추상성과 현대성’이라는 3개의 주제관에서 40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윤재갑 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은 “세계적으로 200개가 넘는 비엔날레 중 아시아적 가치를 지닌 것은 국제수묵비엔날레가 유일하다”며 “수묵비엔날레를 동아시아의 수묵 문화를 보편적인 전 세계의 문화로 발전시킨다면 K-아트의 선봉장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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