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후티 반군 총리 사살…친이란 '저항의 축' 궤멸 노리는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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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반군 정부 총리가 사망하자 이스라엘에 즉각 보복을 예고하면서 중동 지역에 긴장감이 다시 감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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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드 갈리브 알라위 후티 반군정부 총리가 지난해 8월 19일 예멘 사나의 하마스 사무소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후티 반군은 30일(현지시간) “아메드 갈리브 알라위 총리와 여러 장관이 지난 28일 예멘 수도 사나에서 있었던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이 후티 반군 지도부를 겨냥한 공습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라위 총리는 이번 폭격으로 사망한 최고위급 인사로 평가된다. 후티 측은 다른 사망자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매체 N12는 “알라위 총리와 함께 있던 후티 반군의 국방장관, 참모총장 등 수뇌부 인사 10명 등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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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반군 군인이 지난 29일 예멘 사나의 한 광고판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해 8월 취임한 알라위 총리가 1년간의 활동을 평가하기 위해 정부 워크숍을 개최한 현장이 표적이 됐다. 공습 당시 이들은 후티 반군 수장인 압둘 말리크 알후티의 TV 연설을 지켜보고 있었다. 반군 고위 인사들은 통상적으로 알후티의 사전 녹화 연설을 함께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스라엘이 한 번의 공습으로 후티 핵심 인사들을 타격할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였다”고 전했다.

후티 측은 곧바로 보복을 다짐했다. 마디 알마샤트 후티 반군 최고정치위원회 의장은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우리의 복수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너희는 암흑의 날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주재 외국 기업들에 “늦기 전에 이스라엘을 떠나라”고 경고했다. 총리 직무대행에는 실세로 꼽히는 무함마드 아메드 마프타흐 제1부총리가 임명됐다.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과 후티 반군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중 일어났다. 이스라엘은 지난 24일 후티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예멘의 국영 석유회사와 발전소 등을 폭격해 타격을 입혔다. 이틀 전인 지난 22일 후티 반군이 처음으로 이스라엘에 집속탄(한 개의 폭탄 안에 여러 개의 폭탄이 탑재)이 포함된 미사일 공격을 가한 데 대한 보복 차원이었다. 친이란 반서방 동맹 ‘저항의 축’의 일원인 후티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군사 작전을 중단하지 않는 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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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반군 군인들이 지난 29일 예멘 사나에서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EAP=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반군 지도부까지 공습한 건 후티의 반격을 저지하기 위해선 공격 수위를 한층 높여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아메드 나기 예멘 담당 분석가는 AP통신에 “이스라엘이 인프라 시설을 넘어서 후티의 지도부까지 직접 겨냥한 것은 이들(후티)의 지휘 체계에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이스라엘의 암살 타깃이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무장정파 하마스·헤즈볼라 수장에 이어 후티 수장 알후티를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통해 저항의 축 세력의 군사력 무력화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과 지난 5월 하마스 수장 이었던 야히야 신와르와 신와르의 자리를 이은 동생 무함마드를 각각 사살했다.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도 지난해 9월 제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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