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동해 심해가스전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을 올해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다. 반면 한·미 조선업 협력 방안인 ‘마스가(MASGA)’ 지원 예산은 신규로 편성하며 미국과의 관세 협상 이행에 나섰다.

산업부는 1일 이런 내용의 13조8778억원 규모 내년도 예산안을 공개했다. 역대 최대로 올해 본예산(11조4336억원)과 비교하면 21.4% 증가했다.

세부 항목을 보면 통상·수출 환경에 대응하기 예산 규모가 올해 1조340억원에서 내년 1조7353억원으로 67.8%(7013억원) 늘었다. 이 중 무역보험기금 출연 규모가 올해 800억원에서 내년 6005억원(약 4억3000만 달러)으로 약 7.5배로 증액됐다. 여기엔 미국 측과 합의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관련 예산이 포함돼 있다.

문신학 산업부 1차관은 “아직 협상 중이라 규모나, 어떤 시기에 무엇을 할 건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캐피털 콜’ 형식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우선 무역보험기금에 6000억원 정도를 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캐피털 콜은 자금을 미리 납입하지 않고 약정된 한도 내에서 요청이 있을 때마다 출자하는 방식이다. 이밖에 산업부는 한·미 조선업 협력 ‘마스가’ 프로젝트 예산도 300억원 새로 편성했다.

한편 산업부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에는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정부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예산 497억원을 책정했지만, 국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이번 예산안이 국회에서 확정되면 2년 연속 정부 지원을 못 받게 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한국석유공사는 투자 유치를 통한 자체 개발을 추진 중이지만, 예산 삭감으로 앞으로 상황이 불투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