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남 해안 6년만에 적조 창궐, 어류 5일 새 36만 마리 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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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장충남 남해군수가 고현면 차면항을 방문해 적조 피해를 살피고 있다. [사진 남해군]
양식 어가가 밀집한 경남 남해안에 유해성 적조가 창궐하면서 넙치 등 어류 폐사가 속출하고 있다. 경남 양식장에서 적조 피해가 난 건 6년 만이다. 지난해 30도를 넘기는 고수온 탓에 역대 최대 규모 피해를 본 경남 양식 어가에선 올해 적조로 또다시 대규모 피해가 날지 신경을 곤두세운다.
1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5일간 경남 남해군과 하동군 등 양식장 28곳에서 적조로 인해 넙치와 숭어, 감성돔, 농어, 참돔 등 물고기 36만6000마리가 누적 폐사했다. 신고 내용을 보면 남해군은 양식장 17곳에서 31만3000마리, 하동군은 양식장 11곳에서 5만3000마리가 폐사했다. 피해액은 8억3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경남도는 폐사 신고가 이어져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
경남에서 적조 피해가 발생한 건 2019년 이후 6년만이다. 당시 적조로 양식 어류 200여만 마리가 폐사해 36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경남 연안에서 적조를 주로 일으키는 조류는 코클로디니움이다. 대량 번식하면 물속 산소 고갈 현상이 일어난다. 또 독성을 띤 조류가 물고기의 아가미에 들러붙어 세포 손상 등을 일으켜 폐사로 이어진다.
지난달 26일 남해 서부 해역에 적조 예비특보(유해성 적조생물 1㎖당 10개체 이상)가 내려졌다. 31일엔 경남 서부 앞바다에서 거제도 서부까지 적조 주의보(1㎖당 100개체 이상)가 확대 발령됐다. 경남도에 따르면 이 해역에선 1㎖당 최대 4050개체의 적조생물이 관측된 곳도 있다. 코클로디니움은 25~28도의 수온에서 가장 잘 번식하는데, 경남 전 해역에 8월 내내 고수온 주의보(표층 수온 28도 이상)가 유지된 게 적조 확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경남에서 30년 넘게 참돔 등 양식업을 하는 이모(61)씨는 “지난해 바다가 끓다시피 수온이 오르며 물고기가 죽어 양식어가 피해가 막심했다. 올해 고수온은 작년보단 덜했지만, 적조 창궐로 또다시 피해가 커질까 봐 대다수 양식 어민이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경남 양식어가 952곳에서 고수온 탓에 어패류 2922만 마리가 폐사해 659억원의 손해가 났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6월부터 적조 발생을 집중적으로 모니터하며 지자체와 어민 등에 예보 내용을 전파하고 있다. 과학원 관계자는 “최근 4, 5년 사이 남해안에선 아열대성 독성 플랑크톤이 유입되고, 창궐하는 적조의 종류가 다양해지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기후 변화에 따른 수온이 높아지고, 시간당 수백㎜에 달하는 폭우에 바다의 영양 환경이 순식간에 급변하는 점 등이 이런 변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세종’ 없이 각기 다른 특성의 적조가 한꺼번에 창궐하면 예방 및 제거 대책을 마련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경남도 관계자는 “적조 주의보 발령 이전부터 황토 살포 등 초동 방제 작업을 벌였고, 해양수산부에 요청해 방제사업비 9억6000만원을 추가 확보하는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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