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초부유층 과세' 반대 설명하려다 伊 총리 신경 긁은 佛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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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왼쪽)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정부가 초부유층 과세 강화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프랑스 총리가 과세 강화에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이웃 이탈리아를 거론했다가 이탈리아 정부의 반발을 샀다.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BFM TV 등과의 인터뷰에서 긴축 재정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좌파 진영이 요구하는 초부유층 재산에 대한 최저세율, 이른바 ‘쥐크만세’ 도입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쥐크만세는 프랑스 경제학자 가브리엘 쥐크만의 주장으로, 전 세계 초부유층의 자산에 연 2%의 세금을 부과하면 약 2500억 달러(약 347조7억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에 근거하고 있다. 프랑스 좌파 정당들은 정부가 부족한 재정을 서민 증세가 아닌 초부유층 과세로 메워야 한다며 강하게 도입을 요구해 왔다.

바이루 총리는 쥐크만세 도입에 대해 “위헌”이라며 “솔직히 프랑스 투자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세금 유목민이 생겨서 납세자들이 현재 세금 덤핑 정책을 펼치는 이탈리아 같은 곳으로 이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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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오른쪽)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중 열린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바이루 총리의 발언은 즉각 이탈리아 정부의 반발을 불렀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엑스(X)를 통해 “이탈리아가 ‘세금 덤핑’으로 프랑스를 불리하게 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친 것이 놀랍다”고 비판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 경제는 안전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한 매력적인 투자처”라며 “우리는 유럽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근거 없는 세제 혜택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쥐크만 교수 역시 엑스에 글을 올려 바이루 총리를 향해 “당신의 발언에 매우 놀랐다”며 “존재하지 않는 법적·경제적 장애물을 만들어내지 말자”고 반박했다. 그는 또 “최저세는 기업이 아닌 초고소득층의 전 세계 자산에 부과되는 것”이라며 “이는 외국 투자를 유치하는 프랑스의 매력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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