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동아시아인에 써본 위고비, 'BMI 25'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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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서울 종로 약국에 붙은 위고비 관련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를 한국 등 동아시아 비만 환자에게 약 10개월 투여한 결과, 평균 체중이 16%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내분비내사내과 임수 교수가 총괄한 한국·태국 국제 공동연구팀이 체질량지수(BMI·키의 제곱으로 몸무게를 나눈 값) 25 이상 비당뇨 비만 성인에게 세마글루타이드를 주 1회 2.4㎎씩 44주간 투여했더니 이 같은 성과를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과 태국 12개 기관이 참여한 후기 3상(3b상) 임상시험으로, 전기 3상(3a상) 이후 약 효과 등을 검증하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란셋 당뇨병·내분비학'에 실렸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이번 임상시험은 동아시아 임상 현장에서 사용하는 'BMI 25 이상'을 비만 기준으로 삼아 대상자를 선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간 임상시험은 서양인 기준인 BMI 30 이상 또는 BMI 27~30이면서 고혈압 등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돼 국내와 아시아 진료 현장에서 연구 결과를 바로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대한비만학회는 비만 기준을 BMI 25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위고비 2.4mg 주 1회 투여 요법의 임상시험 44주차 결과.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연구는 비당뇨 비만 환자 150명을 투약군(101명)과 위약군(49명)으로 나눈 뒤 44주간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면서 체중·허리둘레 변화와 부작용 발생률을 비교하는 이중맹검(이중 은폐) 무작위 대조 시험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세마글루타이드 투약군은 44주차에 평균 체중이 16.0%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3.1% 줄어드는 데 그쳤다. 허리 둘레는 투약군이 11.9㎝, 위약군은 3.0㎝ 감소해 차이를 보였다. 또 15% 이상 체중 감량에 성공한 비율은 투약군이 53%로, 위약군(4.2%)보다 12배 높았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투약군의 89.1%가 메스꺼움·변비·설사와 같은 위장관 증상을 주로 보였다. 위약군에서도 77.6%에서 이상 반응이 나타나 두 집단 간 큰 차이는 없었다. 연구진은 "이상 반응은 대부분 예상 가능한 위장관 증상 수준으로, 기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에서 보고된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위고비는 식욕을 억제하는 GLP-1 계열 주사제다.
임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동아시아 비만 기준인 BMI 25 이상의 대상자로 진행된 최초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라며 "고도 비만이 흔한 서양인과 달리 비교적 낮은 BMI의 비만 환자가 많은 한국인 및 동아시아인에게도 '세마글루타이드 2.4㎎ 주 1회 투여 요법'이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 방법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5개월간 부작용 143건…"신중하게 사용해야"

2024년 10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종로약국에서 약사가 위고비를 꺼내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일부에서 기준에 맞지 않게 처방이 이뤄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일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위고비가 국내에 상륙한 2024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시스템에서 집계된 위고비 처방 건수는 39만5384건이다. 서 의원은 "위고비와 같은 비만 치료제가 정상 체중이나 저체중자에게도 미용 목적으로 처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처방이 늘어난 만큼 이상 사례 보고도 이어졌다. 서 의원에 따르면 2024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5개월간 보고된 위고비 관련 이상 사례는 구역·두통·구토·설사 등 143건이었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주사제 처방 기준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❶초기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성인 비만 환자
❷BMI가 27 이상 30 미만이면서 고혈압 등 1개 이상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성인 과체중 환자
※체중 관련 동반 질환: 이상혈당증(제2형 당뇨병 등),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폐쇄성 수면 무호흡 또는 심혈관 질환 등.
위고비와 같은 비만치료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8월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위고비 등은 비만에 해당하는 환자의 경우에만 의료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허가된 용법대로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위고비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BMI 30 이상 비만 환자 또는 고혈압 등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BMI 27~30 과체중 환자에게만 처방해야 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위고비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허가 범위 내로 사용해도 오심·구토·설사·변비와 같은 위장관계 이상 반응이나 발진·통증·부기와 같은 주사 부위 반응이 흔하게 나타난다. 또 과민 반응, 저혈당증, 급성 췌장염, 담석증, 체액 감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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