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국서 연주 안 된 모차르트 있다” 희귀곡 초연 하는 신박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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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결선한 피아니스트 신박 듀오는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미정ㆍ박상욱. 사진 신박 듀오
“이 작품들이 한국에서 연주됐다는 기록은 찾지 못했다.”
피아니스트 신미정(45)이 모차르트의 음악을 소개하며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전화 인터뷰에서 신미정은 “240여년 전에 작곡된 음악을 한국에서 초연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신미정과 피아니스트 박상욱(35)의 2중주 팀인 신박 듀오는 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모차르트의 ‘라르게토와 알레그로’, 또 교향곡 40번을 편곡한 작품을 연주한다. 두 작품 모두 피아니스트 두 명이 연주하는 버전이며 한국 초연이다.
모차르트는 내년이면 탄생 270주년을 맞는, 클래식 음악계의 수퍼스타인 작곡가다. 600곡 넘는 그의 작품은 전세계에서 끊임없이 연주되는 인기를 누린다. 그런데 아직도 초연할 음악이 남았다는 것이 신박 듀오의 발견이다.
“‘라르게토와 알레그로’는 1780년대에 모차르트가 피아노 두 대를 위해 작곡했고, 1964년 음악학자가 발견할 때까지는 알려지지도 않았던 작품이었다. 특히 앞부분은 완성했지만 뒷부분은 미완이었기 때문에 묻혀있었다.” 8분 정도로 짧은 편인 이 작품에 대해 신미정은 “느린 도입부와 대조되는 경쾌한 뒷부분이 모차르트 특유의 생동감을 준다”고 소개했다.
이 작품은 20세기의 대표적인 피아니스트인 파울 바두라-스코다(1927~2019)가 완성했다. 오스트리아 빈의 음악적 정신을 물려받았던 피아니스트이며, 바로 신박 듀오가 이 곡을 발견해 소개할 수 있었던 연결고리다. 빈에서 유학하며 만나 2013년 결성한 신박 듀오는 이 도시에서 바두라-스코다를 사사하며 모차르트에 대한 해석을 배웠다. 신미정은 “팀을 만든 지 2년 만에 독일 뮌헨의 ARD 국제 콩쿠르에서 2위에 오른 것도 이때 모차르트를 배운 덕이 컸다”고 했다.
이처럼 신박 듀오는 모차르트가 정착한 도시 빈에서, 빈 정통파의 피아니스트에게 배운 팀이다. ARD 콩쿠르 입상했던 2015년을 기념하며 ‘세계 무대 데뷔 10주년’으로 이번 공연 타이틀을 잡은 신박 듀오가 모차르트를 주제로 한 점이 자연스럽다. 신박 듀오는 이번에 한국 초연곡을 비롯해 ‘아다지오와 푸가’, D장조 소나타를 연주한다. 신미정은 “모차르트가 피아노 두 대를 위해 쓴 작품들의 전곡 연주”이라고 했다. 모차르트는 피아노 한 대에서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작품은 다수 작곡했지만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작품은 이렇게 세 곡만 남겼다.
또 모차르트의 히트곡인 교향곡 40번을 한 피아노에 앉아 들려준다. 베토벤의 제자이자 교습법으로 유명한 작곡가 카를 체르니의 편곡 버전이다. 신미정은 “오케스트라 연주를 직접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당시의 청중이 가정에서 이 곡을 들을 수 있도록 피아노로 편곡한 것”이라며 “이 곡 또한 피아노 2중주로는 한국 초연”이라고 설명했다.
신박 듀오는 오스트리아 빈에 머물며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피아노 듀오팀은 세계적으로도 비교적 많지 않고, 활발히 활동하는 팀은 더욱 드물다. 신미정은 “독주 피아니스트로 시작해 우연히 팀을 만들었는데, 지난 10년 동안 피아노 듀오에 미친 사람들이 됐다”며 웃었다. 또 “피아노 듀오를 좋아하는 청중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큼 기쁜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신박 듀오의 10주년 기념 공연은 3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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