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추미애·나경원 법사위 대충돌…발단은 '나경원 간사 선임안' 묵살
-
0회 연결
본문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6선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5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강하게 충돌했다. 추 위원장이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로 내정된 나 의원에 대한 ‘간사 선임 안건’을 묵살한 게 발단이 됐다.
회의는 시작부터 아수라장이었다. 추미애 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상정하자, 국민의힘은 간사 선임의 건을 먼저 올려 달라고 반발했다. 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여야 합의 정신이 존중되는 국회가 돼야 한다”며 “간사 선임의 건을 좀 올려주십사 한다”고 말했다. 이에 추 위원장은 “위원장의 진행 순서를 따라달라. 공청회 계획서와 서류 제출 요구의 건을 심사하겠다”며 일축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제히 “간사 선임 없이 상임위가 어떻게 운영되느냐”며 들고 일어났다. 이어 위원장석에 몰려가 “간사를 선임해 달라”고 항의했다. 민주당도 “내란 앞잡이에 준하는 나경원 의원이 어떻게 법사위 간사냐”(장경태)고 맞섰다. 나 의원이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을 향해 “초선은 가만히 앉아있어라. 아무것도 모르면 가만히 앉아있어라”고 말하자, 박 의원이 “초선 의원으로서 모욕감을 느낍니다”라며 고성을 지르는 일도 벌어졌다.
민주당은 나아가 “의사 진행을 방해하는데, 징계를 해달라”고 추 위원장에게 요청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은 왜 반말을 하는 것이냐. 곽규택 의원이 반말하는 것에 확실히 징계를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여러분이 왜 상황이 이렇게 됐는지 돌아보라. 여러분이 잘 못 해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것 아니냐. 소수당이 자꾸 떼쓰고 소리 지르고 방해하면 되겠습니까”라고 했다. 그러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공산주의냐”고 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 곽규택 의원(오른쪽 둘째부터)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에 항의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간사. 임현동 기자
추 위원장은 “나 의원이 위원회에 보임돼서 오셔서, 마치 여기를 전투장처럼 여기시는 모양인데 여기는 전투장이 아니다”라며 “의사일정 1항 검찰개혁 공청회 안건에 의견이 있으신 의원님들은 토론을 신청해 달라”며 회의를 이어갔다. 그러자 나 의원은 “추 위원장이 6선 의원이고 국회의장도 하려 했다. 의회에 대한 이해가 깊을 텐데 이렇게 의회민주주의가 무너진 것이 안타깝다”며 “이런 식의 국회 운영은 한마디로 ‘국회 독재’”라고 했다.

항의하며 법사위 퇴장하는 나경원 의원. 연합뉴스
실랑이 끝에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은 다 같이 회의장을 퇴장했다. 이어 회의장 밖에서 “민주당의 폭주 기관차가 멀리 가지는 못할 것”(신동욱) “파행 법사위 몰고 가는 민주당 행태를 성토한다”(송석준)며 비판을 쏟아냈다. 추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계엄을 해제하러 오다가 내빼버린 의원이 법사위 간사를 맡겠다고 하고 있고, 민의의 전당에서 본인들이 가장 안방을 차지해야 할 것처럼 큰소리치는 이 비정상적 상태를 보고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법사위는 이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만으로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서울구치소 접견 등에 관한 서류 제출 요구의 건을 의결했다. 검찰개혁 공청회는 4일 열린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