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개 숙인 최교진 천안함 음모론엔 “국가 조사 신뢰”, 음주운전엔 “평생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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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분명하게 사과드린다. 분명히 잘못됐고 제 생애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이다.”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같이 사과 메시지를 반복했다. 22년 전 음주운전, 천안함 음모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수사를 비난했던 발언에 대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야당은 최 후보자가 세종교육감 재직 당시 전교조 출신 장학사 등을 승진시키려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여당은 교사 출신에 3선 교육감 이력을 들며 적임자라며 후보자를 엄호했다.
인사청문회 초반부터 여당은 최 후보자의 음주운전 전과를 집중 공략했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정부 내각에 대통령을 포함해 7명이 이미 전과자”라며 “그중에 음주운전 전과자들이 4명이 있다. 교육부 장관이 그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에 최 후보자는 “2003년 교사는 아니었지만 음주운전은 분명히 잘못됐다”며 “22년 전 일인데 그 이후에 단 한 차례도 반성하는 의미에서 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천안함 음모론에 동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사과했다. 최 후보자는 “음모론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그 일로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신다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2013년 천안함이 북한 어뢰가 아니라 좌초됐다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영화 기사를 공유하며 자신의 SNS에 “감독님과 함께하신 분들께 고맙다”고 적었다.

2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이력에 대한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청문회에서 북한에 16번 방문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통일부가 보관 중이던 그의 2003~2011년 방북 신청서가 공개되면서 야당은 청문회 전 “누구와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공개하라”고 압박하던 상황이었다. 최 후보자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차원의 남북 교류 확대를 위한 차원에서 방문했다”고 해명했다.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냐”는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는 “북한 정권 또는 북한군은 틀림없이 대한민국의 적”이라며 “그러나 교육부 입장에서는 북한 주민은 우리의 화해와 협력, 공동번영으로 이후에 평화적인 통일 대상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 비리 의혹 수사에 대해 ‘검찰의 칼춤’이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서도 사과를 했다. 그는 “과도한 수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면서도 “불공정에 대해 마음이 상했을 젊은이들의 마음을 살펴보지 못한 데 대해 교육자로서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제일 앞줄)가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최 후보자의 석사 논문이 인용 표기가 부실한 데다 의심스러운 방법으로 학위를 취득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그는 한국토지공사 감사로 일하며 목원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지영 의원은 “2년 동안 장학금 628만원을 받았다”며 “52세에 근로 조교 장학금까지 받아 겹치기 근무 의혹이 있다”고 꼬집었다. 토지공사 감사 재직 중 지방 출장이 49회였는데 그중 22회가 목원대가 있는 대전이었던 점도 지적하며 “석사 학위를 위해 의도적으로 대전으로 출장 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최 후보자가 세종시교육감으로 재직 시 전교조 출신 인사를 불법적으로 승진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를 위한, 전교조에 의한, 전교조를 향한 교육부가 될 것이라는 걱정이 있다”며 “세종시교육감으로 있을 때 부정하게 전교조 출신 교사를 승진시켰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2015년 세종시교육청 장학사 선발 과정에서 다른 지역 전교조 출신 교사 채용을 위해 시험 출제 위원에 측근을 앉히고 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2018년 감사 과정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해명했다.
이날 국회에 제출된 교육부 감사보고서 따르면 세종시교육청은 2015년 장학사 선발 때 승진·전보 임용 기준을 1년 뒤 적용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고, 평가 규정을 수정해 적용했다. 또 승진 후보자 명부에서 순위가 누락돼 일부 장학관이 부당 승진했다는 이유로 관련자 10여명이 경징계와 경고 처분을 받았다. 다만 감사보고서엔 조 의원이 주장한 문제 유출, 최 후보자의 개입 여부 등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한편 최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영유아 영어 교육 문제에 대해 “유아들이 우리말도 인식하기 전에 외국어를 가르치는 일은 줄여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교학점제에 대해선 “학교 현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제도 자체를) 취소할 일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AI 시대 대비와 '서울대 10개 만들기'도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문해력과 AI 기초역량 강화를 지원하겠다”며 “지방 대학도 서울대 수준으로 투자를 하고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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