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기재부, 재경부∙예산처로 쪼갠다…당정 조직개편안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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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조직개편안의 윤곽이 드러났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정책의원총회에서 주요 부처를 재편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을 설명했다. 최종 확정안은 아니지만, 민주당과 정부가 기초적인 협의를 거친 유력안이라는 게 민주당 측의 설명이다.
복수의 의총 참석자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거시경제 정책과 세제를 담당하는 재정경제부와 예산 기능을 전담하는 기획예산처로 분리된다. 이명박 정부가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를 기획재정부로 통합한 지 17년 만에 다시 둘로 쪼개지는 것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7월 17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찬성 입장을 밝힌 내용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오른쪽)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금융위의 경우 금융정책 기능을 재정경제부로 이관하는 한편, 금융감독위로 명칭을 바꾼다. 신설되는 금융감독위는 산하에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둔다. 금융소비자보호원은 금감원 산하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분리해 격상하는 조직이다. 다만 금감원 분리의 경우 금융위원회법을 개정해야 해 정부조직법과 함께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금융위 개편 관련 질의에 “만약 내용이 공개되고 제게 의견을 피력할 기회가 생기면 필요할 때 필요한 이야기를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환경부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정책 기능을 흡수해 기후에너지환경부로 탈바꿈한다. 여성가족부는 성평등가족부로 개편된다. 이날 의총에선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에 관해 일부 반대 의견이 제기됐다. “환경부는 기본적으로 규제 부처인데 경제성 논리도 필요한 에너지 정책을 환경과 같이 다루는 것은 안 된다”(이언주 의원)는 취지다. 김정관 산자부 장관도 지난 7월 17일 인사청문회에서 “산업과 에너지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었다.
검찰제도 1단계 개편안도 정부조직법에 담긴다. 검찰청은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설치된다. 수사(중수청)와 기소(공소청)를 분리한다는 대원칙에 따라서다. 다만, 한 의장은 중수청 소관 부처에 대해선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하나”라며 어느 한 곳을 확정적으로 제시하진 않았다고 한다. ‘옥상옥’ 지적을 받아 온 국가수사위원회는 개편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이 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진 토론에선 수사·기소 분리안에 대한 의견이 주로 나왔다. 중수청 소속 부처에 대해선 행안부 설치안이 다수였다. 경찰 치안정감 출신 이상식 의원은 의총에서 “기소와 수사의 분리는 조직적으로 완전히 분리됐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중수청을 행안부 소속으로 해야 정권이 바귀더라도 이들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이 훨씬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검사 출신 의원들 사이에선 “행안부 산하 경찰이 모든 수사를 다 할 수 있는데, 중수청을 행안부에 또 설치할 이유가 있나. 차라리 총리실 산하에 두자”(이건태 의원)는 취지의 주장이 나왔다고 한다. 법무부 설치안을 주장하는 의원은 없었다.
민주당 강경파가 주장하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두고도 “1차 수사기관에서 사건을 허술하게 처리해 넘길 경우 이를 바로 잡기 위한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박균택 의원)는 주장이 나왔다. “보완수사권을 두면 검사의 수사권이 일부 존치하게 되는 셈이니 보완수사요구권으로 두는 게 낫다”(양부남 의원)는 반박도 나왔다고 한다.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 경찰 차량이 정차해 있다. 연합뉴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회 민주당 간사인 김현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현 방송통신위원회를 폐지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의 방통위 개편안을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수렴한 의견을 7일 고위당·정·대협의회 때 정부 측에 전달한 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성안해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오늘 의총에서 여러 의견을 들었고 지도부에 일임하기로 했다”며 “7일까지 의견을 계속 수렴해서 고위당정에서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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