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베네수엘라 마약운반선공습 영상.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리브해 인근에 배치한 미 해군 자산으로 베네수엘라 마약 카르텔의 운반선을 폭격해 테러리스트 11명을 사살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오늘 아침 나의 명령으로 미군들은 남부사령부 관할 지역에서 식별된 트렌데아라과(TdA) 마약테러분자들에게 공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은 테러리스트들이 불법 마약을 실은 채 국제 수역을 통해 미국으로 향하던 중 이뤄졌다”며 “이 작전으로 테러리스트 11명이 사망했으며 미군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TdA는 니콜라스 마두로(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통제하에 운영되는 테러단체”라며 “미국과 서반구 전역에서 대량 살인, 마약 밀매, 성매매, 폭력 및 테러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일이 미국으로 마약을 들여오려는 모든 이들에게 강력한 경고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미군의 폭격 사실을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작전 내용에 대해서는 “국방부에 문의하라”며 언급을 피했다. 루비오 장관은 “우리는 마약 카르텔이 어디에 있든,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는 활동에는 어디서든 맞서 싸울 것”이라고만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글과 함께 약 30초 분량의 작전 영상도 공개했다. 열상감시장비로 촬영된 듯한 흑백 영상에는 바다를 항해하는 쾌속정 위로 섬광이 번쩍인 뒤 선박이 불길에 휩싸이는 장면이 담겼다.

그러나 NBC뉴스는 해당 선박에 실제로 11명이 탑승했는지, 마약이 실려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영상의 진위성을 문제 삼았다. 프레디 냐녜스 정보통신부 장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영상이 인공지능(AI)으로 조작된 것처럼 보인다”며 “폭발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기보다는 만화 같은 애니메이션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 2월 TdA를 비롯한 주요 마약 밀매 조직을 외국테러단체로 지정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밀매업자 중 한 명”으로 지칭하며 체포에 필요한 제보 보상금을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약 밀매 차단을 명분으로 이지스 구축함 3척을 포함한 해군 자산을 카리브해에 배치한 상태다. 이에 맞서 마두로 대통령도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면서 양측의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