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강릉 저수율 13.8% 추락…독도 지키던 경비함 급수작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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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를 비롯한 동해(바다)를 지키는 5000t급 해양경찰 경비함정 삼봉호(5001함)가 3일 강릉시 안인항 화력발전소 내 하역부두에서 600t의 생활용수를 소방차에 공급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재난사태가 선포된 강릉의 저수율이 13.8%까지 떨어지면서 정부가 독도 경비 임무를 수행하던 대형 해경 함정까지 투입해 급수 작전에 나섰다.
3일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강릉시민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오후 기준 13.9%로, 전날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이날 오후 다시 13.8%로 떨어지며 ‘바닥’을 향해 가는 모습이다. 오봉저수지는 강릉시민 약 8만 명의 생활용수를 담당하는 핵심 저수지다.
최근 6개월간 강릉 강수량은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88.9㎜에 그쳐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3일 강원 강릉시의 한 초등학교에 학생들을 위한 생수가 지원되고 있다. 이 학교는 이어지는 가뭄에 음수대 운영을 중단하고 학생들에게 생수를 필요한 만큼 나눠주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지난 1일부터 가정 수도계량기 75%를 잠그는 제한급수를 실시했고, 시내 공중화장실 47곳과 수영장 3곳, 청소년카페 2곳의 운영도 중단됐다. 학교와 복지시설에는 생수를 우선 공급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이날 독도 해역을 지키던 5000t급 삼봉호(5001함)를 급수 지원에 투입했다. 삼봉호는 소방 펌프차 50대 분량에 해당하는 생활용수 600t을 싣고 강릉 안인화력발전소 부두에 접안했다. 동해해경은 오는 9일까지 1500t급·3000t급 함정도 추가로 투입해 150~300t을 더 공급할 예정이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시민 모두가 필요한 만큼 공평하게 물을 나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전국 각지에서 모인 생수는 총 3615t(약 199만 병)으로, 4일부터 읍·면·동 단위로 배부된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에게는 직원이 직접 전달한다.

2일 강원 강릉시 외곽의 한 하천에서 전국에서 지원하러 온 살수차들이 강릉시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에 투입할 물을 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저수율은 여전히 곤두박질치고 있다. 농업용수 공급은 이미 전면 중단됐고, 시는 상황이 더 악화하면 시간제·격일제 급수까지 검토하고 있다.
가뭄의 여파는 일상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강릉 중앙시장 일부 점포는 ‘가뭄으로 휴업’ 안내문을 내걸었고, 숙박업소는 수영장과 사우나 운영을 중단했다. 일부 음식점은 영업시간을 줄이고 설거지를 모아 처리하는 등 물 절약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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