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어, 이준석 한복 입었네"…그는 왜 野 버리고 與인 척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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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어? 이준석이는 한복을 입었네.”  

지난 1일 9월 정기국회 개회식을 앞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발견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이 한 말이다. 이 대표는 이날 남색 상의와 살구색 하의의 한복을 차려입고 부채까지 든 채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지난달 27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자고 제안하자, 국민의힘 측은 “거대 여당이 독주 일변도인데 축제할 때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개회식 당일 민주당 의원들은 한복을 입고 나타나 기념 촬영에 바빴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체로 상복을 입고 ‘근조 의회 민주주의’라고 적힌 리본을 달았다.

이 대표의 차림은 민주당과 어울렸다. 이 대표는 왜 한복을 입었을까. 이 대표는 6·3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번번이 정면충돌했고, 대선 TV토론에선 ‘젓가락 발언’ 등으로 마찰을 빚었다.

이 대표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한복을 입자는 우 의장의 제안에 정파적 의도가 깔렸거나 개혁신당 혹은 국민의힘을 조롱하려는 의도라면 거절했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봤다”고 말했다. “싸울 땐 싸우고 비판할 땐 비판하더라도 굳이 개회식에서 우리 전통 의상인 한복을 입는 걸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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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 전인 5월 21일 이준석 당시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경기 성남시 가천대학교 글로벌캠퍼스에서 만나 악수하는 모습. 김정훈 기자

최근 SNS 게시글이나 방송 출연 등이 뜸한 이 대표는 종종 의외의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앙숙이던 안철수 의원에게 친밀감을 표현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4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요즘 안 의원과 자주 만나고 주기적으로 대화하면서 관계가 좋다”며 “안 의원이 계엄 이후에 보여준 행보는 너무 선명하고 제 방향과 일치해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고등학교 친구이자 미국에서 같이 지낸 절친(친한 친구)이 안 의원의 사위가 돼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2018년 바른미래당 시절 한솥밥을 먹던 안 의원과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공천 문제를 놓고 강하게 충돌한 이후 수년 간 으르렁대며 악연임을 감추지 않았었다. 이 대표는 왜 마음을 고쳐먹었을까. 야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투쟁 일변도인 국민의힘과는 다른 길을 찾고 있는 것 같다”며 “반탄(탄핵 반대)인 국민의힘 주류와 곧바로 연대하긴 어려우니, 안 의원이나 김재섭·김용태 의원 등 국민의힘 내 비주류 및 소장파와 손을 잡으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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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4월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스프링페스타 WONDER SHOW'에서 개막식을 관람하는 모습. 중앙포토

이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도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3일 김재섭 의원실이 주최한 ‘한강, 서울의 미래’ 국회 토론회에는 오 시장과 이 대표가 나란히 참석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개혁신당과 합당이든 선거 연대든 합심해 무도한 폭주 기관차인 민주당을 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5일 BBS 라디오에서 오 시장과의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에 대해 “오 시장과 교류도 많고 거의 한팀”이라며 “오 시장과는 제한적인 연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한 언론사 주관 행사장에서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오 시장, 이 대표가 함께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장 대표에게 “지방선거 등 승리를 위해선 이 대표와 (국민의힘이) 연대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중앙일보에 “오 시장의 연대 제안은 선의로 이해하지만, 국민의힘과 손잡는 건 시기상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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