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자원봉사자 메르스 확진" 시나리오까지 짰다…APEC &ap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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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북소방본부가 회원국 정상이 머무르게 될 숙소에서 굴절차를 동원해 화재 대응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다음 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북도와 경주시가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해 사고 대응 훈련을 하고 있다. 21개 회원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이 모이는 대규모 국제 행사에서 어떤 불상사도 일어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는 목표다.
화재 발생 시 정상들 피난 유도
행사 기간 중 일어날 가능성이 큰 사고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화재다. 경북소방본부는 9월 한 달 동안 주요 시설을 대상으로 소방 훈련을 할 방침이다. 훈련은 APEC 회의장과 정상 숙소 등 11곳에서 진행된다. 특히 정상들의 신속한 피난 유도와 돌발 상황 발생 시 대응체계 확립에 중점을 뒀다.
이번 훈련은 ▶화재 상황 전파와 피난 유도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 ▶현장 지휘·통신체계 점검 순으로 진행된다. 펌프차·구급차·고가사다리차 등 주요 장비를 투입해 각 시설 특성에 맞는 시나리오를 적용한 실전형 훈련이 이뤄진다.
박성열 경북소방본부장은 “이번 훈련은 단순한 모의가 아닌 실제 재난에 준하는 실전 훈련으로, 세계 정상이 참여하는 국제회의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상뿐 아니라 해상에서 일어나는 화재에도 대비한다. 포항해양경찰서는 지난 2일 경북 포항 영일만항 여객선터미널에서 대형 여객선 선박의 화재 상황 등을 가정한 민·관·군 합동 수난대비 기본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2일 경북 포항시 영일만항 인근에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포항해양경찰서가 인명 구조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포항해양경찰서
경주 APEC 정상회의 기간 세계 각국의 경제인 등 참가자 숙소가 대형 크루즈선에 만들어질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플로팅 호텔’이라고 불리는 크루즈 선박 2척이 포항 영일만항에 머무를 예정이다.
‘플로팅 호텔’에서도 대응 훈련
포항해경은 크루즈 선박에 화재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해상 추락자 인명 구조, 해양경찰 구조요원 선내 진입, 환자 이송 등 훈련을 진행했다. 포항북부소방서·해군·해병대·울릉크루즈 등 11개 기관·단체 약 32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합동 훈련이었다. 선박 8척과, 소방·보건소·경찰 차량 30여 대도 동원됐다.
지상과 해상에 이어 지하에서도 안전 점검이 이뤄졌다. 경주시는 지난 2일 도심 주요 도로에서 땅꺼짐(싱크홀) 예방 점검을 진행했다. 정상회의 기간 세계 각국 대표단 이동이 집중될 경주IC~보문관광단지와 시내 주요 도로 19㎞ 상수관 주변을 중심으로 점검했다.
점검은 땅속을 비파괴 방식으로 탐지하는 지중레이더(GPR) 장비가 투입됐으며 조사 결과 크고 작은 공동(空洞) 12곳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11곳은 유동성 채움재 주입 방식으로, 1곳은 굴착 후 골재 보강 방식으로 보수했다. 경주시는 모든 보수 작업을 즉시 완료해 잠재 위험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경북 경주시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주요 도로 곳곳의 땅꺼짐(싱크홀) 예방 안전 점검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경주시
주낙영 경주시장은 “APEC 정상회의 주요 동선의 지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점검 이후에도 연내 추가 조사를 시행하고 필요하면 정밀조사까지 병행해 시민 안전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참가자 감염병 가정한 훈련도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의 방문객이 모이는 행사인 만큼 감염병 관리도 중요한 문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경북도는 지난 3일 경북도청 화백당에서 ‘2025년 신종·재출현 감염병 위기관리 대응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은 신종·재출현 대응 훈련은 감염병 유입 확산에 따른 공중보건 위기 발생에 대비해 1급 감염병 3종(중동호흡기증후군·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에볼라바이러스병) 중 1개 감염병을 선정해 시·도별 대응 여건에 맞게 시나리오를 각색해 매년 실시한다. 올해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발생을 가정해 훈련했다.

지난 3일 경북도청 화백당에서 36개 기관, 8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2025년 신종·재출현 감염병 위기관리 대응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경북도
APEC 자원봉사에 참석한 대학생이 오리엔테이션 참석 전 중동 가족여행 후 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로 확인됐다는 훈련 상황에 질병 관리청, 시·군 보건소, 소방, 경찰, 경북보건환경연구원, 동국대 경주병원, 포항·경주·김천 의료원 등 36개 기관, 80여 명이 훈련에 참여했다.
김호섭 경북도 복지건강국장은 “감염병 위기 대응 훈련을 통해 사전에 철저한 대비 체계를 갖추고 점검해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경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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