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조현우, 이재성, 카스트로프 빛났다… 미국전 완승 숨은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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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대표팀의 미주 원정에서 홍명보 감독은 '플랜B'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는 미국으로 떠나며 "결과도 중요하지만 어떤 선수들이 경쟁력 있는지 계속 실험해야 한다"고 했다. 아직 플랜A와 플랜B도 확정되지 않았고, 이는 주전 경쟁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다.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에서 열린 미국과 평가전은 혹독한 경쟁 속에서 새로운 플랜을 정하기 위한 시험대였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대 미국 친선경기에서 한국 조현우가 선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단 한 자리뿐인 골키퍼에서는 조현우(울산)가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조현우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2-0으로 완승을 거두는 대신 2-3으로 뼈아픈 패배를 당할 수도 있었던 경기였다. 특히 후반 추가 시간에 미국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슈팅을 세 차례 연속 막은 장면이 백미였다. 두 번의 슈팅은 조현우가, 마지막 슈팅은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조현우는 전반 14분에도 서배스천 버할터의 슛을 몸을 날려 막아냈다.
조현우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10경기 중 9경기에서 골문을 지켰지만 주전 경쟁이 끝난 건 아니다. 다른 포지션은 능력 있는 두 선수가 공존할 수 있지만 골키퍼 자리는 다르다. 조현우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 주전 골키퍼로 발돋움했지만 200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김승규(도쿄)가 골리 장갑을 꼈다. 두 선수의 극한 경쟁은 내년 북중미 월드컵 직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대 미국 친선경기에서 부상당한 한국 이재성이 그라운드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이재성(마인츠)은 미국전에서 왜 자신의 별명이 '축구 도사'인지 입증했다. 그는 이날 1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두 골 모두 그의 발끝에서 비롯됐다. 날카로운 스루패스로 손흥민의 첫 골을 도왔고, 두 번째 골에서는 손흥민에게 이대일 패스를 연결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어주었다. 그는 경기 후 1992년생 동갑내기 친구인 손흥민을 두고 "오랜 시간 함께했기 때문에 특별히 말하지 않아도 눈만 봐도 서로를 잘 안다"며 "오늘도 그런 모습이 많이 나와 기뻤다"고 말했다. 중원과 측면 공격수에서 모두 능한 이재성은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노련한 '축구 도사'지만 30대 중반을 넘어서는 만큼 부상이라는 덫을 주의해야 한다. 그는 이날도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후반 5분 교체 아웃됐다. 10일 멕시코 평가전 출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대 미국 친선경기에서 대표팀에 첫 발탁된 옌스 카스트로프가 공을 전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대표팀의 첫 번째 외국 태생 혼혈 선수로 관심을 끈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는 후반 18분 김진규(전북) 대신 투입돼 데뷔전을 치렀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약 30분 뛰는 동안 카스트로프는 적극적인 움직임과 빠른 스피드로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으며 "한국에서 보기 힘든 '파이터 기질'이 강한 선수"라는 홍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축구 통계 전문 풋몹에 따르면 카스트로프는 이날 26차례 터치를 기록하며 패스 성공률 89%(16/18), 가로채기 2회, 걷어내기와 태클, 헤더 클리어 1회씩을 기록했다. 향후 김진규(전북), 박용우(알아인), 백승호(버밍엄시티) 등과 치열한 주전 경쟁이 예상된다.
월드컵에서는 종종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조규성(미트윌란)처럼 뜻밖의 샛별이 등장하곤 했다. 왼발잡이 공격수 이동경(27·김천)은 미국전 추가골을 터트리는 활약을 펼쳤다. 2022 카타르 대회 때 최종 멤버에서 탈락한 그는 절치부심하며 내년 북중미 월드컵을 기다리고 있다.

이동경이 6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대 미국 친선경기에서 추가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손흥민과 교체 투입된 오현규(헹크)는 최근 독일 분데스리가 이적이 무산됐지만 "전화위복'이라고 툴툴 털고 일어서는 배포 큰 24세 '젊은 피'다. 이들은 내심 손흥민을 넘어서는 활약을 꿈꾸고 있는 기대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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